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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수정국제선교센터 봉헌
필리핀 이주민의 땀과 눈물, 선교 희망으로 피어나
이주민 근로자 제자화 사역
필리핀 이주노동자 24년간 선교결실
쉼과 재충전 통해 각 나라로 재파송 목적
[1092호] 2017년 06월 07일 (수) 14:58:05 황승영 기자 windvoic@hanmail.net
   

수정교회(조일래 목사)가 필리핀 마닐라 숙곳에 수정국제선교센터(International Soojung Mission)를 건립했다. 이 센터는 기존의 선교센터와는 의미부터 다르다. 이 곳은 국가와 가족을 위해 외국에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필리핀 이주근로자들을 위한 선교센터이다. 1,000만 명이 훌쩍 넘는 필리핀 이주 근로자들이 외국으로 나가거나 본국으로 들어올 때 전도도 하고, 훈련도 하고 쉴 수도 있는 복합공간으로 세웠다. 특히 필리핀 근로자들이 함께 선교센터 건립에 힘을 보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6월 4일 필리핀 현지에서 감격적인 봉헌식이 거행됐다. 한국에서 온 수정교회 조일래 목사와 성도 등 15명과 필리핀 이주근로자 출신 성도 등 20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전 세계에 흩어진 필리핀 이주 근로자들의 구원과 선교를 위한 간절한 소원을 담아 선교센터를 봉헌했다.

수정국제선교센터가 들어선 곳은 마닐라 아키노국제공항에서 15~20분 거리에 있다. SM쇼핑몰 등 숙곳 시내도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하다. 해외 출입이 빈번한 이주민 근로자들이나 선교사들이 이용하기에 일단 지리적으로 안성맞춤이다. 선교센터는 대지 500㎡(약 170평)에 2층 규모로 건축이 진행 중이다. 완공된 1층(220㎡, 70평)에서는 매주 필리핀 현지인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2층(440㎡, 140평)은 주로 숙소동으로 선교지를 오가는 선교사들과 필리핀 이주 근로자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로 꾸몄다. 단기간 머물면서 훈련도 받고, 잠시 쉬면서 재충전할 수 있도록 다목적 건물로 건립돼 필리핀 복음화를 앞당기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수정국제선교터의 규모는 크다고 볼 수 없지만 그 비전만큼은 야심차다. 필리핀 해외 근로자들을 훈련하고 제자를 삼아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파송하는 것이 비전이다. 가까이는 필리핀 국내로, 멀리는 전세계 파송이 목표다. 허황된 꿈이 아니다. 그 꿈은 이미 실현되고 있다. 센터 내 교회에서는 벌써 한국에서 일하며 수정교회에 다녔던 필리핀인 20여 명이 같은 뜻을 품고 끈끈한 신앙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센터교회에 출석하는 로즈 파트리시오 씨(41세)는 “이 곳이 하나님 축복의 채널이 되고 해외에서 일하는 일꾼을 훈련시키는 장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선교센터에서 독립해 1호 지교회도 세웠다. 이렇게 수정교회에서 가지를 뻗은 필리핀 현지 교회는 모두 8개 교회로 늘어났다. 한국 수정교회에서 훈련을 받고 돌아온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알라방교회, 로자리오, 가삐데, 아나이, 게손, 마리끼나, 이사벨라 등 8개 교회를 세운 것이다. 필리핀뿐만 아니라 미국, 홍콩에도 수정교회를 모델로 필리핀 이주근로자들을 위한 교회가 계속 생기고 있다. 수정국제선교센터는 앞으로 세계 각처로 흩어진 필리핀 이주근로자들을 네트워킹하고 재무장시켜서 다시 해외로 보내는 내보는 일을 감당할 예정이다.

필리핀 외교 당국도 수정선교센터의 건립과 향후 활동을 주목하고 있다. 알렌 카예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을 대신해 봉헌식에 참석한 사티로 아리올라 변호사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미 해외에서 일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을 돕고 이들이 일 할 수 있는 여건을 개선할 것을 외교부에 지침을 내렸다”면서 “정부 산하 기관도 해외이주 노동자를 돕는 일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센터사람들이 민간 외교관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주민 사역 산파 역할

수정선교센터는 주한 필리핀 근로자 사역의 결실이다. 수정교회는 1993년 외국인 근로자들의 국내 유입에 맞춰 필리핀 근로자 선교를 시작했다. 단순히 나그네와 같은 외국인 노동자를 돕는 차원만은 아니었다. 이들에게 복음을 심고, 훈련시켜서 고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계획으로 교회 내 필리핀 교회를 만들었다. 당시로서는 드물게 전담 사역자를 세우고 교역자 사례비도 지원도 했다. 그러나 모든 운영은 자체적으로 하도록 했다.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립할 수 있는 힘을 처음부터 길러주기 위해서였다. 필리핀 수정국제선교센터도 이런 원칙에 따라 수정교회가 건축비의 절반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필리핀교회 성도들이 부담했다. 센터 공사 진행도 필리핀 성도들에게 맡겼다.

물론 선교센터가 건립되기까지 우여곡절도 겪었다. 2014년 센터가 착공됐지만 건축업자가 건축비 4,000만 원을 받고 잠적해 버린 것이다.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했지만 자동차 살 돈을 건축헌금으로 내놓는 성도도 있었고, 사업으로 번 돈을 헌금한 성도 등 필리핀 성도들의 열망은 멈추지 않았다. 1년 내내 공사현장에서 인부들과 함께 직접 벽돌 한 장을 쌓아올린 성도 등 이들의 헌신 덕분에 센터 공사는 다시 원활하게 진행됐다. 백영모 선교사가 사고를 수습하고 공사를 정상화 시킨 공로도 컸다. 

한국 수정교회 성도들의 지원과 헌신도 돋보였다. 조일래 목사의 부인 이은자 사모는 자신의 회갑비용을 몽땅 헌금했으며 전병익 장로 등도 특별한 헌금을 드렸다. 고영만 장로는 센터 내 기자재 구입비 명목으로 1만 달러를 후원하기로 했다. 

   
숙연하면서도 축제 같았던 봉헌식

24년 만에 숙원하던 선교센터가 봉헌되는 날은 숙연하면도 감격스러웠다. 한국에서 조일래 목사와 필리핀교회 담당교역자 닉 세페 목사, 교단 해외선교부위원장 고영만 장로, 수정교회 해외선교위원장 박찬숙 장로, 조윤행 장로, 전병익 장로 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필리핀 이주민 사역의 산파 역할을 한 이윤근 집사와 제시 아르세 목사도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참석했다. 또 필리핀 각지에 흩어진 이주민 노동자 출신 성도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18년 동안 수정교회 외국인부에서 신앙생활을 해온 대니 씨(50세)는 “한국에 있을 때 센터를 위해 헌금하면서 기도했는데, 이렇게 봉헌식을 보게 되니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사벨교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그는 8시간이 걸려서 봉헌식에 참여했다. 민다나오에서 온 굴라이 니또이 씨(45세) 는 “1박2일 걸려서 왔는데 너무나 감격스럽다”면서 “빈터에 센터가 걸립된 것이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만, 싱가포르, 말레시아 등 목회자들이 참석했고, 세계 각지에서 일하는 필리핀 성도들도 축하의 영상을 보냈다.

봉헌식은 축제와 같았다. 현지 성도들은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수정교회 방문단에게 걸어주면서 환영했다. 수정교회 방문단도 기념품과 특별찬송으로 이들의 환대에 응답했다.

수정교회 성도들과 수정 해외이주노동자 성도들은 가장 먼저 테이프 컷팅식을 갖고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하고 하나님께 감사했다. 조일래 목사는 봉헌기도에서 “수정국제선교센터가 영혼구원의 역사를 이루고, 필리핀과 전 세계의 선교의 증인이 되는 기둥, 축복의 통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봉헌예배는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진행됐다. 조일래 목사는 설교에서 “성령 충만함으로 선교의 꿈, 세계선교의 비전을 함께 이뤄가자”고 강조했다.

수정국제선교센터 사역을 주도하고 있는 제시 아르세 목사는 “당장 다른 나라에서 일하고 있는 필리핀 근로자와 그 가족을 위한 상담과 훈련, 세미나를 하고 싶다”면서 “안식년 선교사와 은퇴 목회자, 한국선교팀이 게스트 하우스를 이용하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봉헌식에 참석한 성도들은 온 몸이 땀으로 젖었지만 이들의 뜨거운 열정은 더위도 녹일 기세였다. 촛물이 녹아서 땅에 엎어지듯이 그들 또한 선교비전을 위해 무더위에도 그렇게 주 앞에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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