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옥스퍼드 대학 무신론자 리처드 도킨스와 영국 인도주의 협회가 모금해서 시내버스에 이런 반신론적 광고를 써 붙여 놓았다. 「아마도 신은 없는 것 같다. 이제 걱정하지 말고 인생을 즐겨라」 그런데 우리 사회는 지금 이 광고와 똑같이 살아온 희대의 살인마를 바라보고 있다. 도스토에프스키는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라고 갈파했다. 그렇다. 하나님, 아니 심판자가 살아계심을 조금이라도 믿는다면 어찌 그렇게까지 잔인무도할 수 있을까?
그의 범죄 행각을 눈여겨보면, 첫째 단순하고 작은 범죄가 자라서 끔찍한 살인마로 돌변하는 것을 본다. 강 씨도 고등학교 졸업 후 물건을 훔치다 ‘특수절도’라는 전과를 필두로 전과 9범이 되었다. 대개 살인범의 3분의 2가 ‘전과자’라는 통계가 나온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통계는 우리 사회 기독교의 역할이 어디에 있는지 깊이 생각해야 할 문제라 할 것이다.
둘째로, 범죄의 대상을 주로 부녀자를 택한 점이다. 강 씨는 자기 스스로 완전 범죄를 한다하면서 대단한 존재로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상대적으로 연약한 부녀자만을 골라 희생시킨 것을 볼 때, 그는 비겁하고, 야비한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셋째로, 그는 누가 봐도 멀쩡한 가장이었다는 점이다. 물론 내면적으로는 4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그럴듯한 가장이었다. 정말 지킬박사와 하이드의 양면을 보는 것 같다. 사실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 특별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반사회적인 인격 장애인(사이코패스)이면서도 고급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어엿한 신사노릇을 했다.
넷째로 범죄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며 계속 만행을 저질렀다는 점이다. 상대 여성들에게 호감을 주고 안심시키기 위해 고급승용차를 이용한 것을 보면 지능적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저질렀음을 볼 수 있다. 그뿐 아니라 범행 장소도 경기 남서지대로서 방범이 취약하고 야산과 농로를 끼고 있어 완전범죄가 용이한 지역을 선택한 것을 볼 때도 영악한 데가 많은 지능범인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에서 먼저 당국의 초동 수사에 허점이 있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보험에 얽힌 석연치 못한 스토리가 그렇게 많고 주소지를 7번이나 옮겨 다닌 것을 보면, 그에게 주목했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재소자 교정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 절도범이 이렇게까지 악마로 변한 것을 보면 재소자 수감에 신중해야 하며 선별 보호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흔히 교도소가 전과자를 양산하는 곳이라는 비판을 언제가지 흘려보내야 할 것인가? 끝으로 부녀자에 대한 끔찍한 만행은 생명존엄을 파괴한 중죄를 넘어 한 가정을 파괴하고 자녀들에게 편부의 고통과 설음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더욱 악랄한 행위이고, 마땅히 엄벌에 처하여 제2, 3의 범죄를 막는 경고성 조치가 필요하다 보는 것이다.
세상이 갈수록 악해져가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다시 한번 자각해야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