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서 여성 7명을 연쇄 살해한 강호순은 자신의 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담당 수사관들에게 “우리 아들은 어떻게 살라고 (자기 사진을) 다 공개하느냐” “우리 아들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람을 일곱 명씩 이나, 그것도 자신 보다 약한 여성들만을 살해한 살인 기계에게도 부성은 있는지, 아니면 자기 핏줄에 집착하는 이기심인지 어안이 벙벙해진다.

▨… 강호순에 대한 신문, 텔레비전의 보도를 보느라면 어느 순간 모골이 송연해진다. 일곱 여성의 가족이 당하는 아픔은 안중에도 없이 자기 아들이 어떻게 살라고 사진을 공개하느냐고 불만을 터뜨리는 후안무치, 일곱 생명을 빼앗은 일에 대해서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듯한 행동거지, 인간이 저렇게까지 사악해질 수 있을까 싶다. 인면수심이 인간의 진면모는 아닐 터인데…

▨… “그리스도가 없는 나라에 태어난 행복은 실로 위대하고 칭송해마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일상의 삶에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자국인을 통열하게 비꼬았던 일본인이 있었다. (미시마 유끼오·부도덕 선생) 그에 의하면 일본인들은 아무리 나쁜 짓을 즐기더라도 서구인들처럼 얼굴에 공허감이나 적막감 같은 것이 새겨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한쪽으로는 나쁜 짓을 하면서도 다른 한쪽으로는 자기를 벌주는 신을 그리는 복잡미묘한 심리의 근거인 기독교적 문화 전통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찬송가 출판권의 문제가 벌써 몇 해째인데 수렁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느 교단은 대표 문제로 법원의 판결까지 받았지만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어느 교단은 분열 이후의 재산권 다툼으로 다시 화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기관에서는 수장 선출을 위한 물밑 선거전이 너 죽고 나 살기 식으로 벌어진다. 그리고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있다.

▨… 죄책감이 없는 것은 강호순만은 아니라는 사실 앞에서 한국교회는 무엇이라고 변명할 것인가? 일본인처럼 기독교적 문화전통이 없는 탓이라고 둘러댈 수도 없고… 교단을 향해 돌팔매질하는 이들의 행동이 애정인지 이기심인지, 저들의 벗은 옷을 맡고 있는 이들은 또 어떻게 변명할지, 적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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