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석현 목사
늙고 병든 부모를 산에다 버렸다는 고려장 설화를 배경으로 만든 ‘꽃구경’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늙은 어머니께 꽃구경을 시켜 드리겠다며, 어머니를 등에 업고 산으로 가는 길. 어머니는 “좋아라!” 따라 나섰지만, 산길이 깊어지는 순간 그 길이 어떤 길인 줄 곧 알아챕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길가 나무에 달린 솔잎을 한 움큼씩 따서는 지나는 길에 한줌씩 뿌리기 시작합니다.

“어머니, 솔잎은 뿌려서 뭐하신대요?”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자신을 버리고 가는 아들이지만, 혼자 돌아갈 때에 혹 길이라도 잃어버리면 어쩔까 염려하는 어머니의 마음이었습니다.

이 땅의 어머니들은 늘 이런 마음이십니다. 내가 죽어서라도 자식이 잘 될 수만 있다면 내 목숨 하나 아낌없이 내어주실 분들이 바로 우리의 어머니들이십니다. 그런데 자식된 우리는 어머니의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아서 일까요? 돈 필요하면 달라고 떼쓰고, 필요한 것 채워지면 세상에 나가서 신나게 즐기다 오고. 그래도 또 용서해줄 거니까 또 나가서 죄를 짓고 그랬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 하나님을 향하여서도 똑같습니다.

“필요한 것은 당장에 채워 달라!” 기도하면서도 내 삶은 내 마음대로 죄를 짓고 또 죄를 짓고 말지요. 그때에 우리 하나님은 그 길마다 손에서 떨어지는 피를 뿌려주시고, 또 옆구리에서 쏟아지는 피를 뿌려 주십니다. 그 피로 우리의 죄를 또 사해 주시고 또 사해주시는 것입니다.

어머니를 향하여서도, 우리 하나님을 향하여서도 늘 부끄러운 모습으로 사는 내 자신의 모습을 다시 맞는 5월이라는 거울에 비추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받고 있는 그 크신 사랑 앞에 눈물로 감사드리는 2017년의 아름다운 5월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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