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9:29)

장석규 목사
예전에 시내산 가는 도중 르비딤에서 척박한 곳에서 자라는 우슬초(히솝, 에조브)를 보았습니다. 그 인연으로 구속사에서 우슬초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슬초는 예수님 자신을 닮은 풀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순절을 맞아 우슬초가 왜 구속사의 주요한 사건과 정결의식에 등장하는지를 통해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첫째, 우슬초는 예수님과 구원을 상징합니다.
출애굽기 12장 22절에서 맨 처음으로 우슬초가 등장합니다. 히브리 사람들은 애굽에서 장자의 죽음을 면하고자 하나님의 지시대로 문설주에 우슬초 묶음에 피를 적셔서 문 인방 좌우 설주에 뿌려 장자의 사망에서 구원을 받습니다. 우슬초는 잎과 줄기가 솜털처럼 되어 피를 묻히기에 용이합니다. 우슬초 묶음에 어린양의 피를 묻혀 문지방과 인방에 바른 집은 죽음의 천사가 넘어감으로 유월절의 구원을 얻게 됩니다. 그래서 우슬초는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 행하신 피 뿌림과 사망에서의 구원을 상징합니다. 

둘째, 우슬초는 정결의 상징입니다.
레위기, 민수기 그리고 히브리서 9장 18~21절 정결의식에 관한 내용을 보면 우슬초에 묻힌 피를 뿌림으로 제사장도 백성들도 번제단의 그릇들, 나병환자와 부정한 자들을 정결케 하는데 어김없이 우슬초가 등장하는 것을 봅니다. 우슬초는 척박한 광야에서도 담벼락 사이에서도 생존하는 강인한 식물인 것처럼 구원과 사명을 정결케 함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다윗도 밧세바와의 범죄 후에 시편 51장 7절에서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라고 우슬초를 회개와 정결의 방편으로 언급합니다. 

셋째, 우슬초는 예수님의 겸손하신 성품을 보여줍니다.
솔로몬의 지혜를 언급할 때 열왕기상 4장 33절에서 “… 레바논의 백향목으로부터 담에 나는 우슬초까지…”라고 표현함으로 솔로몬의 지혜의 광범위함을 피력할 때 소개됩니다. 이는 솔로몬이 식물에 관하여서도 백향목에서부터 가장 하찮은 우슬초까지 해박한 지식을 가졌음을 소개합니다. 우슬초는 흔히 담벼락 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거나, 척박한 광야에서도 생존하는 보잘 것 없는 풀입니다. 주님의 겸비하신 성품이 우슬초 같은 것입니다. 가장 낮은 자로 오신 주님의 모습, 흠모할 것이 없어 보이는 주님의 모습이 마치 우슬초와 같습니다. 그럼에도 우슬초는 구원과 정결에 필수적으로 쓰임 받는 구속사적 식물로 등장합니다.

넷째, 우슬초는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운명하시기 전에 “내가 목마르다”라고 하실 때, 사람들이 신 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의 입에 댄 장면에서 우슬초는 마지막으로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신포도주를 적신 해면을 우슬초에 매어 예수님의 입과 코에 대어 주었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향이 강한 우슬초의 향을 코로 맡으므로 극심한 고통을 잊으라고 한 것입니다.

제가 맡아 본 향(香) 중에 우슬초 향이 제일 강하고 손에 묻은 향은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우슬초는 예수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 때문에 십자가의 고통을 인내하신 사랑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산모가 출산의 고통을 새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인내하듯이 예수님도 십자가의 크나큰 고통, 하나님과의 단절의 고통을 우리를 향한 사랑으로 감당해 내신 것입니다.

금번 사순절은 보잘 것 없는 우슬초에 감추어진 예수님의 성품과 정결과 사랑과 구속의 은혜를 묵상하면서 더 십자가 가까이 나아가는 은혜의 계절을 맞이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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