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정보원에서 우리나라 주요 직업 621개에 속해있는 근로자 1만9,127명을 대상으로 2016년 재직자 직업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만족도는 해당 직업 종사자 30여 명이 발전 가능성, 급여, 직업 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 만족도 등 8개 지표에 스스로 점수 매긴 것을 토대로 했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목사가 판사, 도선사 다음인 3위에 랭크되었다는 보도다.

▨… 목사의 목사답지 못한 모습이 매스콤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목사의 평판이 도심을 굴러다니는 휴지처럼 천대받는 때인데 그래도 목사들 스스로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주장일까. 자신의 직업만족도를 그 직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양 그릇 판단하는 목사들이야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사한 8개 항목의 내용은 독자들에게 그런 착각을 유발하게끔 하고 있다.

▨… 조사에 응한 현직 목회자 30여 명의 이름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 조사의 대상이 너무도 극소수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우리나라 전체 목사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아무리 통계의 허점을 눈감아 준다 하더라도 무리일 수밖에 없다. 8개의 조사항목 가운데서 발전가능성, 급여, 근무조건 등에 대한 만족도의 평점을 목사들은 어떻게 매길까? 조사된 적이 없어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우리 교단의 실상에서 보면 결코 상위권일 수는 없을 것이다.

▨… 목사를 직업으로만 바라본다면 그 직업만족도는 아마도 평균점 이하이리라. 세상이 목사를 어떻게 바라보든 목사들에게는 절대로 양보할 수 없고 깨트릴 수 없는 신념이 하나 있다. 그것은 직업란에 목사라고 쓰기는 하지만 이 일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다”는 소명의식이다. 이 소명의식 때문에 급여가, 근무조건이 말이 안될 만큼 열악해도 목사들은 자신에게 부르짖는다. “The ministry is not a profession!"

▨… 고용정보원의 직업만족도 조사에 눈이 멀어서가 아니다. 배곯는 길인 줄 뻔히 알면서 금년에도 우리 교단에서는 140명의 소명자들이 목사의 길을 가기 위해 결단하고 안수를 받았다. 그 길을 직업의 길로만 이해한다면 결코 갈 수 없음을 저들은 알고 있다. 먼 훗날 저들에게 물어보라. 자신이 종사한 일의 만족도를…. 그 일을 굳이 직업이란 말로 포장한다 해도 저들은 확답할 것이다. 우리 일의 만족도는 인간의 가치척도로는 가늠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이것이 성결교회 목사들의 고집이다. 십자가의 길이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