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편찬, 전문기관 의뢰·도움 받아야”

과거의 기록 없이 미래의 발전은 어려울 것이다. 특히 교회 공동체의 신앙전통 계승에 있어 역사 기록은 필수다. 그러나 수십 년, 100년의 역사를 담은 교회사 편찬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교회사 한권을 출판하려면 방대한 역사자료의 수집과 정리 등 여러 과정이 필요한데 전문가로부터 교회사 편찬의 노하우를 배우는 자리가 마련됐다.

역사신학자 참여 필수
총회 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신영춘 목사)는 지난 3월 23일 인천 천광교회에서 ‘개교회사 편찬을 위한 집필자 콘퍼런스’을 열고 개교회사 편찬 과정의 유의점과 핵심 매뉴얼을 전수했다.

전국에서 60여 명이 모인 이날 콘퍼런스에서 ‘올바른 개교회사 편찬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으로 강연한 역사편찬위원장 신영춘 목사는 교회사 편찬에 있어 역사신학자의 참여와 검증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담임목사가 교회사를 집필할 경우 자칫 특정인물이 부각되거나 축소될 우려가 있고 장로가 집필을 해도 추억을 살리는 데 이로울 수 있지만 본인이 관여한 일을 조금만 취급해도 구설에 오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회사 집필은 경험이 많고 교회역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또 교회사 출판도 교단 산하의 출판사 혹은 유관기관에 의뢰해야 교회사가 권위를 갖고 총회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교회사 편찬 10년부터
교회사 편찬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 ‘개교회사 편찬 방법 및 집필 방향’을 강연한 박문수 박사(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연구위원)는 “대개 30, 50, 70, 90, 100년을 집필 시기로 삼는 경향이 있지만 10년사, 20년사도 먼 후일을 위한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박문수 박사는 “20년사를 편찬하기가 수월한 점은 창립 초기의 교인들이 대부분 생존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문수 박사는 또 교회사 편찬에 필요한 충분한 기간도 확보하라고 제안했다. 최소 2년 정도의 집필 기간을 정하면 보다 체계적인 편찬과 집필이 가능하며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정리·자료수집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집필내용(콘텐츠)을 정하는 것이다.

‘성결교회사와 개교회사의 의의’를 강연한 박명수 교수(서울신대)는 개교회사의 주요 서술과제로 교회의 시작, 담임교역자의 목회방향과 교회의 흐름, 교회 주요 구성원들의 신앙과 헌신, 예배 및 주요 집회의 변화, 교회 각종 건물의 건축과 교회발전, 지역사회와의 관계, 교회 조직 및 각 기관의 발전, 각종 유인물의 정리, 아름다운 신앙간증, 교회의 선교활동, 각종 통계(재정·성도수·재산 등), 한국사회의 변화와 개교회의 모습 등을 제시했다.  

집필 내용을 정한 다음은 자료수집이다. ‘개교회사 편찬과정 매뉴얼’을 소개한 허명섭 박사는 “교회사 편찬에서 가장 우선하고 중요한 일은 교회의 역사자료를 수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자료수집을 6단계로 소개하면 1)이미 존재하는 역사자료 수집, 2)교회역사를 아는 어른이나 외부인사 인터뷰, 3)지역의 기록물(지역관청의 기록이나 신문 등) 수집, 4)총회 정기간행물 검색, 5)총회 자료 검색, 6)교회역사 자료 보관 및 복사본 총회 제공 등이 필요하다.       

이후 원고 집필이 끝나면 3개 이상 출판사의 견적을 받아 조건이 맞는 출판사를 선정하는 것이 좋다.

인쇄출판 단계에서는 편집디자인을 결정하고 인쇄물을 최소 3회 이상 교정해 오타나 내용적 오류를 수정한다. 책 표지에는 교회 전경사진, 교회로고, 창립연도와 표어, 책 제목을 나타내는 상징적 그림 등을 싣는다. 뒷면에는 국회도서관 저작권부서를 통해 반드시 저작권 정보를 표기하고 본문의 마지막 쪽에 역사편찬위원회 명단과 사진을 게재한다.

교회사 편찬 후 후속작업도 중요하다. 책자의 정오표를 작성하고 홍보를 위해 출판감사예배를 마련한다.
한편 이날 개회예배는 역사편찬위원 손경호 목사의 사회로 위원 임재성 목사의 기도, 위원장 신영춘 목사의 설교, 위원 허병국 목사의 축도, 교육국장 송우진 목사의 인사 등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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