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이면 말씀통독과 묵상, 전도까지 OK

크리스천이라면 한 번쯤 성경일독과 큐티, 그리고 1명을 전도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봤을 것이다. 그러나 틈만 나면 스마트폰 보는 시간은 있어도 작심하고 시작한 통독은 왜 그렇게 어려운지 ‘작심삼일’로 끝나기 쉽다. 그런데 서울 가락동에 있는 열방교회(정성진 목사)에서는 90일이면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가능하다.

▲ 열방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통큐전을 통해 본질로의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바로 전교인 90일 ‘통큐전’(성경1독, 매일 큐티, 전도)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통·큐·전에 참여한 성도들이 대부분 완주를 앞두고 있다. 혼자라면 힘들었겠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서 성경 1독과 큐티에 전도까지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열방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기 위해 90일 성경통독을 선포했다. 1년 내내 할 수도 있었지만 가장 효과적인 1독을 위해 약 3개월의 시간을 잡았다. 단순히 성경만 읽는 것이 아니라 읽고 묵상하고 나눌 수 있도록 했다. 통독에 큐티를 가미한 것이다. 여기에 읽은 말씀을 실천한다는 의미에서 ‘전도’를 덧붙였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전교인 90일 통독, 큐티, 전도’이다. 이른바 ‘통큐전’이다.

◇성경 전체를 꿰뚫는 통독

▲ 성경 통독 중인 정명희 권사
지난해 임직한 정명희 권사(열방교회)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성경일독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레위기에서 막혀서 실패했다. 작년에 기도제목이 성경통독이었을 정도로 성경통독을 갈망한 정 권사는 생애 첫 통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바로 통큐전을 통해서 성경 읽는 재미에 빠진 것이다.

정 권사는 “교회 전체가 통독의 분위기로 함께하니까 1독 하는데 동기부여가 되고 새벽마다 통큐전 내용으로 설교해 주시니 새벽 예배도 사모하게 되었다”면서 “특별히 시편을 읽을 때는 소리 내어 여러 장을 읽을 정도로 은혜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성도들이 이렇게 성경 통독에 빠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성경을 쉽고 균형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읽기 표를 구성한 것이 도움이 됐다.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순차적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연대기적 흐름으로 배치했다. 또 사건별로 관련성 있는 구절을 하루에 함께 읽도록 했다. 성경 66권을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풀어내면서 성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읽는 순서를 만든 것이다. 흔히 말하는 통(通) 성경읽기로 성경에 대한 이해를 높인 것이다.  

정성진 목사는 “성경 통독은 성경 66권을 한 권으로 보고 성경의 본래적 의미, 즉 하나님 나라를 중심으로 읽어내도록 하고 있다”면서 “한 글자 한 문장에 얽매이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참모습을 더욱 깊이 깨달아 실천적 삶으로 옮길 수 있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고 밝혔다.

성도들의 호평이 이어지는 것은 매일 읽어야 할 말씀에 대한 배경과 핵심 내용 등을 성도들에게 부지런히 퍼 나른 덕분이다. 무조건 읽으라고만 강요하지 않고 성경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일 새벽 그날 말씀을 목회자가 설교로 제시했다. 그 때에 읽어야 할 본문 중심으로 설교가 이뤄지는 것이다. 또 새벽설교를 듣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해 매일 읽어야할 말씀에 대한 배경과 핵심 등 개략적인 내용을 SNS로 공지도 한다. 성경의 내용과 읽을 방향을 미리 알려주니까 성경읽기가 매우 수월하다는 평가다. 

이금호 권사는 “이전에는 아무 생각없이 읽었는데 이제는 연대기별로 성경을 알게 됐다”면서 “통큐전을 통해 성경의 흐름을 파악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전종영 장로도 “성경 중에도 이스라엘 역사 부분, 특히 남북 왕조가 헷갈렸는데, 이제는 복잡한 구조를 잘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셀 그룹에서 함께 묵상하며 은혜 공유

▲ 성경통독은 매일 말씀을 묵상하고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얼마 전 셀 모임 카톡 방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구약은 나의 삶을 보는 듯해서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저버리고 세상과 겸해서 신앙생활 했던 날...버리지 않으시고 인내하신 우리 주님을 만났어요. 지금의 내가 나 된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임을 감사드리며 성경을 읽는 매일이 설레이고 행복합니다.”

생애 첫 통독에 도전하는 방정자 집사가 성경을 읽은 후 받은 은혜와 감동을 카톡 방에 올려 셀원과 나눈 것이다.

열방교회는 카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말씀과 기도 나눔이 활발하다. 스마트폰 속 기도방, 큐티 방이 많다. 매일 ‘생명의 말씀’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교제한다. 하루동안 읽어야 할 분량이 15장이지만 이렇게 나눌 은혜를 생각하면 쉽고 재미나게 읽혀진다고 성도들은 입을 모은다. 셀 별로 활발한 말씀 나눔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바로 카카오톡이다. 

정성진 목사의 부인 장마리아 사모가 매일 읽을 말씀을 전체 대화방에 내용을 요약해 올리면 15개 셀 리더가 셀 원들에게 다시 이를 공지한다. 그러면 성경을 읽은 성도들은 “완독했습니다”라고 올려주거나 읽은 말씀 중 은혜 받은 말씀을 다시 올려주기도 한다. 이렇게 이른 새벽부터 카톡이 울리면 스마트폰에는 말씀이 꽃피고 마음마다 감동이 새겨진다.

성경통독으로 삶의 가치가 바뀌는 간증도 쏟아지고 있다. 민경미 집사는 교회에 등록한지 8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새벽예배에 빠지지 않고 있다. 남편을 간병하면서 하루에 2~3시간 밖에 자지 못하지만 새벽기도와 말씀 통독을 멈추지 않고 있다.

매주 자비량으로 성전 꽃꽂이 봉사도 하고 있다. 전도도 벌써 4명이나 했다. 이렇게 그의 삶의 가치를 바꾼 것은 다름 아닌  말씀이었다. 남편 병수발 등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은 성경통독의 힘이었다고 그는 고백한다.

강윤희 성도는 “매일 통독을 하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제가 필요했던 말씀을 날마다 공급해 주신 것”이라고 간증했다. 그녀는 “세상 속에 살면서 그 중심이 세상에 치우쳐 있는 모습을 말씀을 통해 발견하게 됐고, 주님은 말씀으로 나를 고난과 근심에서 건져내 주셨다”면서 “제가 목표한 통독의 끝이 얼마 안 남았는데 통독이 끝나더라도 주님께 구하고, 위로 받고, 지혜를 얻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교제하며 양육하는 ‘셀 카페데이’
통큐전은 순항하고 있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전도이다. 열방교회는 90일 말씀통독과 함께 ‘119 전도'를 선포했다. 한 달(1)에 한 번(1) 영혼구원(9)을 위해 새 신자를 초청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성도들은 주일 오후만 되면 영화관도 가고, 산과 강 등 야외로 나간다. 그러면서 “우리 교회는 즐기며 교제하면서 전도한다”고 미소를 짓는다.

▲ 셀 카페 데이 중인 미얀마 셀
열방교회는 이렇게 한 달에 한번 꼴로 텅 빈다. 이런 날은 15개 수퍼 셀이 예배 대신에 모임을 갖는다. 교회에서는 ’셀 카페 데이‘라고 부른다. 매달 셀에서 태신자나 장기 결석하는 성도들을 초청하는 일종의 열린 모임이다. 영화관이나 식당에서도 만나고, 도시를 벗어나 산이나 강 등 야외에서도 모인다.  

캄보디아 셀(리더 전종영 장로)은 3월 모임을 정말 영화관에서 모였다. 물론 새가족 윤정애 씨, 김형기 씨를 위해서다. 제2롯데월드 영화관에서 ‘미녀와 야수’를 보고 근사한 곳은 아니지만 저녁식사도 함께 했다. 그동안 마음을 닫고 있었던 김형기 씨는 “격하게 환영하니 마음에 감동을 받았다. 교회의 분위기가 밝고 은혜롭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얼마 전 등록한 윤정애 권사도 “교회에서도 영화관에 다 가느냐”면서 기꺼이 영화관에 동참했다. 그녀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지 20년 됐다”며 즐거워했다. 두 명의 새 신자를 위해 셀 리더와 셀 가족 18명이 식사와 커피, 팝콘 등 섬김을 다했다.

◇전도하는 소그룹 수퍼셀

▲ 전도에 나선 이집트 셀
인도슈퍼셀은 새 가족과 함께 경기도 가평 잣나무 숲을 찾았다. 교회를 나온 지 5주 밖에 되지 않는 장이안 씨는 주일 오후에 출근해야 했지만 셀 카페데이 초청에 응했다. 그녀는 과감하게 사업장의 문을 닫았다. 셀 가족과 자연 속에서 교제를 나눈 그녀는 “최고의 행복을 선물받았다”고 밝혔다. 최효섭 집사도 “성도 간에 깊이 있는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셀 카페 데이를  통해 최고의 행복과 감사를 경험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열방교회는 셀 카페 데이를 통해 주일에 교회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성도 간 교제와 새 신자 정착을 도모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이집트 셀(안귀운 장로)은 지난 모임을 찜질방에서 가졌다. 러시아 셀도 봄을 맞아 남한산성에서 등산을 하면서 단합을 다졌다. 젊은 부부가 주로 있는 아프리카와 북한 셀도 아이들 때문에 키즈방이나 블록방에서도 모인 적이 있다. 인도 셀은 경기도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서 카페 모임을 가진 적이 있다.

카페 데이는 새 신자를 전도하고 교제를 통해 교회에 정착할 수 있게 만드는 좋은 교제 모임이다. 한 동안 나오다가 4~5개월간 출석하지 않았던 황미경 자매는 “캄보디아 셀 카페에 초대된 후 다시 교회에 마음을 둘 수 있었다”고 했다. 예배를 마치고 집에 가기 바빴던 김미순 집사도 셀 카페 데이를 통해 셀 가족과 함께 커피도 마시고 삼겹살도 구워먹을 만큼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장기간 결석하던 전종만 집사도 셀 카페 데이를 통해 새로운 신앙을 되찾았다. 

셀 카페 데이를 통해 직접 전도활동도 벌이기도 한다. 이집트 셀은 지난 19일 위례 신도시에서 전도활동을 벌였다. 노혜숙 권사는 “의외로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서 다음에 미비한 것들(전도지 등등)을 보충해서 더욱 전도에 힘써야 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퍼셀은 ‘전도소그룹’의 역할도 감당하고 있다. 전도자가 관계를 맺고 있는 불신자를 먼저 셀로 초청해 성도들과 교제하게 함으로써 이들이 갖고 있는 교회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준다. 아울러 교회는 전도대상자들을 초청할 수 있는 바자회와 체육대회, 목장초청잔치 등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방문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열방을 향한 열방교회의 복음행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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