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모든 것이 미쳤다. 미쳤다는 사실조차 전혀 모를 정도로 미쳤다.

몇 년 전 광우병 데모가 한국의 산하를 뒤덮었다. 요즘에는 대통령 탄핵의 광탄병이 강산을 온통 뒤흔든다. 청와대가 미쳐 광청병, 정치가 미쳐 광정병, 경제가 미쳐 광경병, 사상이 미쳐 광사병, 법률이 미쳐 광법병, 교육이 미쳐 광교병, 언론이 미쳐 광언병, 종교가 미쳐 광종병… 아니 결국 사람이 미친 광인병 파도가 한반도를 휩쓸어간다. 깜짝깜짝 놀랄 헛소문들이 광란의 춤을 추고, 미주한인교회도 모였다 하면 뜨겁게 미친 ‘열광적’ 토론이 활활 타오른다.

이러다가 모국이 어떻게 되는 것 아냐? 그런 우려가 미주한인들 사이에서도 크게 팽배해 있다. 적화통일 우려는 월남 때문이다. 군사혁명은 박정희 쿠데타 때문이다. 군대와 경찰이 자구책으로 감행할 수 있다. 경제는 북한이나 쿠바처럼 거지나라가 될 것이 뻔하다. 그런 걱정이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실정을 낱낱이 파헤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행여 6.25때 필자도 목격했던 ‘인민재판,’ 곧 각본 짜놓고 사형을 뒤집어씌워 즉결처분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 쇠뿔 고치려다가 소를 죽이고 쥐 잡는다고 독을 깨게 되면 어쩌나. 

그런데 ‘위기’란 위태로운 기회도 되고 동시에 위대한 기회도 된다. 역사의 불을 밝힌 인물들 가운데는 위기를 겪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한결같이 연속 되는 위기 가운데서 사나운 폭풍우 속을 헤쳐 나온 이들이다. 위태한 위기를 위대한 기회로 바꾸었다. 민족의 역사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모국은 ‘고난의 여왕’이라는 함석헌 선생의 역사진단에 깊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일제 강점기와 남북전쟁기로 요약되는 근대사에서는 엄청난 고난의 폭풍 속을 헤쳐 나왔다. 이 남북전쟁기를 끝내고 ‘팍스 코리아나’(Pax Koreana) 시대를 열어가는 것은 우리 세대가 맡은 역사적 과업이다. 위태로운 기회를 위대한 기회로 바꿀 줄만 안다면 찬연히 빛나는 역사를 창조해 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필자는 통일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남한 태생으로서 6.25의 처절한 비극을 겪으며 남북통일만은 꼭 이루어야 된다는 통일주의자로 살아왔다. <기독교평양복음화대회> 개최 회담차 북한에 다녀온 뒤 북으로부터는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는 살해협박도 받았고(중앙일보 1989년 12월 28일자), 남으로부터는 ‘사상이 지극히 의심된다’는 비판도 들었다. 그러나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는 뜨거운 격려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그 임기 중에 남북통일에 관한 획기적 방안을 마련하기를 기대했었다. 그래서 남한에만 주둔하는 미군중심 유엔군을 미, 영, 중, 러, 불의 다섯 상임이사국 연합군대로 재편성하여 휴전선에 배치하고, 남북은 군대를 해체하여 스위스처럼 한반도에 ‘영세평화국’을 건설하는 방안, 휴전선 안에 교회, 사원 등도 세워 남북공동종교행사를 가질 것도 제안했었다. 그것을 함생통일론이라 했다. 남북한에는 상호유익이 되고, 통일 혹은 평화공존된 한반도 국가가 세계 평화와 복지 건설의 첨병이 되자는 것이 핵심이다.  

아무쪼록 모국의 이런 미친바람 같은 혼란의 위기가 남북통일의 좋은 열매까지 맺게 되는 위대한 기회로 반전되기를 바란다. 아니, 반드시 반전시켜야 한다. 그래서 링컨 대통령의 명언처럼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 그것도 순도 100 퍼센트의 자유민주적 정부가 서울에도 평양에도 조속히 세워지기를 간곡히 기도한다. 그렇게 되면 남북통일은 성큼 가까워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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