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색깔’로 표현하라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
교회력은 하나님께서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어떠한 위대한 일을 행하셨는가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생성된 것이다. 교회력은 한마디로 말해서 1년을 그리스도의 생애 주기에 맞춘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력의 중심은 단연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교회력을 성실하게 지킬 때 우리는 1년 내내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를 드리게 된다.

그러면서도 교회력은 우리의 예배를 다양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수단이다. 매주 반복되는 예배가 단조롭고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예배에 변화를 주기 원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예배형식을 ‘파괴’하기도 한다. 이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예배의 형식에는 예배의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에 형식을 파괴하면 내용까지 파괴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므로 예배를 다채롭게 하기 위해서는 예배형식을 파괴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형식의 토대 위에서 변화를 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에 비로소 예배내용의 충실성과 다양성이라는 두 가지의 목적을 함께 만족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교회력을 어떻게 예배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대림절/보라색-겸손하게 주님 맞을 준비
먼저 교회력은 태양력보다 1개월 먼저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11월 30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을 첫째 주일로 해서 4주를 대림절로 지킨 후 성탄절을 맞는다. 대림절 기간 동안에는 예배당의 모든 색깔을 보라색으로 하는 것이 좋다. 목사와 장로, 성가대의 가운색깔은 물론 성전 꽃꽂이, 예배당 장식, 주보 등 모든 것을 보라색으로 하면 좋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왜 보라색으로 바꾸었는지 그 의미를 설명해 주면 좋다.

교회력에서 보라색은 참회, 절제, 자기 비움 등을 의미한다. 대림절은 초림의 주님을 기억하며 재림의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이므로, 재림의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우리는 지나간 날들을 반성하고 참회하며 겸손히 주님 맞을 준비를 하는 절기임을 보라색을 통하여 가르쳐 주는 것이다. 물론 성경봉독이나 설교도 이 주제에 맞추어야 한다.

대림절의 대표적인 장식은 대림절 촛대이다. 대림절 촛대는 사각형 또는 원형으로 된 촛대에 4개의 보라색 초를 꼽고 가운데에 흰색초를 꼽는다. 대림절 첫째 주에는 한 개의 초, 둘째 주에 두 개의 초, 이렇게 점점 점화된 초의 숫자를 늘리는 것은 그리스도의 오심이 점점 다가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성탄절 이브와 성탄일에는 가운데에 있는 흰색의 초(그리스도를 상징함)까지 점화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세상을 밝게 하셨음을 선포한다.

성탄절/흰색, 황금색-순결과 영광
대림절 4주일을 보낸 후에는 성탄절을 맞이하게 된다. 성탄절의 색깔은 흰색이나 황금색이다. 아기 예수님의 순결하심과 영광을 나타내는 색깔이다.

1월 6일은 주현절이다. 주현절은 이 땅에 오신 주님께서 하나님 아버지를 세상에 나타내 보이심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주현절 이후 첫 번째 주일은 주님의 수세축일, 그리고 주현절 이후 마지막 주일은 산상변모축일로 지킨다. 이 세 주일은 모두 주님의 영광과 승리를 나타내는 흰색을 쓰며, 이 기간 동안 다른 주일은 녹색을 사용한다.

사순절/보라색-회개와 절제로 고난 묵상
산상변모축일이 지난 수요일은 ‘재의 수요일’(참회의 수요일)로 지킨다. 이 날부터 7주간은 주님의 부활을 맞을 준비를 하는 사순절이다. 교회에서는 재의 수요일 혹은 재의 수요일 다음에 오는 첫 번째 주일(사순절 첫째 주일)에 ‘재 의식’을 거행한다(우리 교단의 개정된 예식서에 예문이 게재되어 있다). 사순절 기간 동안의 색깔도 보라색이다. 대림절과 마찬가지로 성도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부분을 회개하며, 절제하고, 금욕하는 절기이기 때문이다.

성 목요일부터 성 토요일까지의 색깔은 검정색(혹은 붉은색)이다. 검정색은 주님의 죽으심을, 붉은색은 주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흘리신 피를 의미한다. 보통 성 목요일에는 세족식과 애찬식을, 성금요일에는 테네브레 예배를 거행하는데, 이 때에는 강단 위의 십자가나 예배당에 걸린 십자가에 검정색(또는 붉은색)의 천을 걸어놓으면 좋다.

주님의 죽으심에 대한 강력한 시각적 암시를 주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이 기간 동안에는 예배당에 아무런 장식을 하지 않으며, 심지어 평상시에 덮여 있던 강단보를 포함한 모든 장식물을 걷어내는데, 이는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에 옷 벗기우심을 당하셨던 것을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부활절 아침은 캄캄한 새벽에 예배를 드리는 것이 좋다. 아직 동이 트기 전에 예배당 마당에(마당이 없으면 문 앞에) 모여서 점화된 대형 촛대를 앞세워 모든 사람이 예배당 안으로 들어간다. 예배당은 아직 어둡다. 어둠 속에서 “무덤에 머물러” 같은 찬송과 구약을 봉독하고, 예배당의 모든 등불에 점등을 하여 밝게 한 후에 복음서를 읽는다.

주님의 부활로 온 세상에 밝은 빛이 임했음을 선포하는 것이다. 예배 후에는 꽃꽂이를 포함한 모든 장식을 가장 화려하고 찬란하게 한다. 부활의 영광과 승리에 대한 표현이다. 부활 후 여섯째 주 목요일은 승천축일로 지킨다. 주님의 승천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부활절은 성령강림절 전까지 7주 동안 계속된다. 교회는 이 7주 동안 계속해서 부활과 관련된 찬송과 기도로 예배한다.

성령강림절/붉은색-불과 같이 임한 성령
부활후 여덟째 주일은 성령강림주일이다. 성령강림주일의 색깔은 붉은 색이다. 불과 같이 임한 성령의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함이다. 성령강림주일 다음에 오는 주일은 삼위일체주일로서 이날의 색깔은 흰색이나 황금색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삼위일체주일 다음에 오는 주일부터 11월 셋째 주일까지 1년 중 약 절반을 차지하는 기간은 ‘일반절기’로 지킨다. 이 시기는 특정한 주제가 없기 때문에 두드러지지 않는 시기이며, 성장과 성숙을 상징하는 녹색을 사용한다. 교회가 원하는 행사나 강조하고 싶은 주제의 예배는 이 때에 하면 좋다.

모쪼록 새해에는 모든 교회들이 교회력과 함께 다채롭고 역동적인 예배, 그러면서도 그리스도 중심의 예배를 드리기를 소망한다. 주님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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