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를 굴복시킨 손자의 신유역사

박완종이 은혜를 받아 신앙생활이 즐겁고 활기를 띄었으나 순탄치만은 않았다. 핍박이 그의 부친으로부터 왔다. 유교사상으로 완고하기 이를 데 없는 부친은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아들이 몹시 못마땅했다. 그래서 어느 날 밤에 아들을 앉혀 놓고 준엄하게 따졌다.

“얘야, 조상 적부터 섬기든 유교를 버리고 예수 믿으면 가문이 망한다는 것을 모르느냐?”
“아버님. 하나님은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창조주요,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를 믿어야 구원받고 복을 받습니다.”, “뭐라구, 복을 받는다고? 복은 조상으로부터 오는 것인데, 예수 믿으면 제사도 안 드린다는데 복은 무슨 복을 받겠느냐?”, “아버님. 우리 의원을 보세요. 그동안 별로 손님이 없었는데, 예수를 믿었더니 지금은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습니까?”, “돈만 많이 벌면 제일이냐? 효도를 해야지, 효도를.”, “예. 당연히 효도해야지요. 그렇지만 기독교는 죽은 다음 제사하지 않고, 살아생전에 효도하는 산제사를 드립니다. 아버님. 이제 걱정마시라고요. 제가 아버님을 왕처럼 모실 테니까요.”

말로는 도저히 아들을 당할 수 없자, 부친은 아들의 친구들을 찾아가서 “제발, 우리 완종이가 예수를 못 믿도록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그래서 찾아 온 친구들에게 도리어 완종 씨가 열심히 전도해서 모두 교회로 인도하였다. 이렇게 되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부친은 어느 주일에 교회에 갔다가 부친의 점심상을 위해 부리나케 돌아온 며느리에게 교회에 미쳐 부모를 돌보지 않은 불효자들이라고 악담을 퍼부었다.

그리고 차려온 밥상을 발로 차 밥상을 엎어버리고, 건너 방 아들 내외 방으로 가서 화가 나서 왔다갔다 서성거렸다. 그러다가 아랫목에 누워 잠자는 어린 손자를 그만 잘못 밟아 손자가 놀라서 울었다. 손자는 늑막염에 걸렸고, 명의라고 소문난 완종 씨가 정성을 다해 기도하고 치료했지만, 끝내 어린 손자가 죽고 말았다. 이 일을 완종 씨는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알고 슬픔을 참고 이겨냈다.

이 사건 후에 손자를 발로 밟아 죽인 죄책감 때문에 황소처럼 완종 씨를 반대하던 부친의 고집이 꺾였고, 이제는 도리어 아들과 며느리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이런 틈을 타서 완종 씨가 부친에게 전도를 했다. 그럴 때마다 부친은 “나중에 가겠다”고 애써 피했다. 그렇지만 완종 씨 내외는 그럴수록 더욱 효도를 하면서 부친의 구원을 위해 기도했다.

어느 날 갑자기 외아들 우린이가 배가 아프다고 뒹굴더니 음식도 못 먹고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하면서 며칠 동안 끙끙 앓았다. 아버지가 아들의 병을 고치려고 애를 썼지만, 이상하게 무슨 병인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제 손자는 우린이 하나뿐인데, 잘못되면 큰일이다 싶어 할아버지가 더욱 초조하게 되었다.

그 때 우린이가 아픈 상황에서도 “할아버지. 나를 낫게 해달라고 기도해 주세요”하고 헛소리처럼 말했다. 이 말에 박완종 집사는 깨닫는 것이 있어서 얼른 교회의 목사님을 오시게 했다. 목사님은 찬송을 소리 높여 부른 후,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는 성경을 읽었다.

그러더니 “이 병은 이 가정의 구원을 위한 것입니다. 할아버지. 손자가 간절히 소원합니다. 예수를 믿고 구원 받으십시오. 그러면 손자의 병이 낫게 됩니다.” 그 말에 천금 같은 손자를 잃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얼른 “예. 손자가 낫는다면야 예수를 믿지요.”하고 약속했다. 목사님이 기도 하자, 우린이가 땀을 흘리더니 일어났다. 이렇게 온 가족이 구원을 받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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