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공동체·뜨거운 영성 추구해야

가나안 신자들에 주목하라
최근 종교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지난달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종교인구 표본집계’일 것이다.

최근 종교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지난달에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종교인구 표본집계’일 것이다.

이 통계에 따르면 기독교는 한국 사회에서 불교를 제치고 제1의 종교로 올라섰다. 그러나 많은 기독교인들은 이 결과를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을 현실적으로 체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많은 종교사회학자들은 이 통계를 다른 시각에서 평가하고 있다.

기독교가 제1의 종교가 된 것보다 무종교인들이 늘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실에서 직접적인 교회성장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가나안 신자들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다.

이런 분석은 2017년의 목회가 가나안 신자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가나안 신자들이란 교회에 ‘안 나가’는 신자들을 말한다. 새해에 다른 그 무엇보다도 가나안 신자들에 주목해야 한다.

교회다운 교회가 되라
가나안 신자는 ‘예수는 좋지만 교회는 싫어하는 크리스천들’이다. 우리는 그들이 왜 이런 정체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은 예수를 믿으면서도 다만 교회를 싫어하는 사람들이다. 심지어 그들은 목회자, 교회 지도자들, 교회 다니는 크리스천들을 싫어한다. 그들이 왜 그러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교회가 교회답지 못하고, 교회 지도자들이 올바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교회다운 교회가 되고자 힘써야 한다. 전략과 기교를 앞세워 교회를 양적으로 키우는 것보다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데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오늘의 시대는 본질을 중요하게 여긴다. 너무나 많은 복제물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기 때문에 ‘오리지널’에 대한 갈급함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기독교의 오리지널은 무엇일까? 건물이 커지고, 재정이 늘어나고, 사업이 더 활발해지는 것일까? 아니다.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과의 만남을 경험하고, 성경 말씀대로 순종하는 신자들이 공동체 안에서 진정한 사귐을 나누며, 자기 것에 대한 욕심을 챙기기보다는 세상을 향해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사는 것이다.

진정한 공동체를 꿈꾸라
교회가 교회답다는 것을 내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공동체성의 구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금 세상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공동체를 갈망하고 있다. 하지만 오늘의 사회에서는 그런 공동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바로 이런 상황은 교회에 큰 기회로 작용한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공동체로 존재한다. 그런데, 교인들은 주일날 옆에 앉아서 함께 예배드리는 다른 교인들을 잘 모른다. 관심도 없다. 교회가 본질을 회복한다는 것은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세상의 그 어떤 집단에게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정한 공동체, 성경적인 공동체를 경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교회가 진정한 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살려야 한다. 하나는 전체 신자들이 모이는 예배이고, 다른 하나는 보다 친밀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소그룹이다. 이 두 가지가 역동적으로 살아나지 않으면 공동체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물론 여기에서 두 가지 요소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관해서 자세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야만 되는 당위성만큼은 분명하다. 교회가 세상의 대안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회 안에 신자들이 정말로 뜨겁게 서로를 사랑하고 섬기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새해의 세 번째 목회 키워드이다.

뜨거운 영성을 경험하라
한국교회는 서구로부터 복음을 받아들일 때부터 뜨거운 영성을 보여주었다. 복음 중심적인 신앙은 마침내 20세기 초에 폭발적인 부흥운동으로 나타났다. 일제강점기에 한국교회가 보여준 신앙의 모습은 흡사 초대교회가 보여준 아름다운 신앙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교회가 한국전쟁 이후에 경제개발과 함께 성장했던 때에도 뜨거운 영성이 작용하였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이런 열정과 부흥의 기운은 점차 사그라지고 말았다. 다시 뜨거운 영성과 부흥이 요구되고 있다.

교회성장을 말할 때 과거에는 단지 여러 가지 방법론과 전략적인 기술만을 강조했지만 오늘날에는 성경적인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어느 한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오늘날 성령의 임재와 능력에 의한 부흥의 역사, 그 부흥으로 인해 자연발생적으로 일어나는 교회성장이 강조되고 있다. 이른바 ‘부흥성장’이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언제나 부흥과 침체의 시기가 파노라마처럼 나타난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역사를 보면 1990년대 이후 침체기를 겪고 있는데 벌써 26년의 세월이 지났다. 이제 부흥의 조짐이 나타나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어떻게 이 침체기를 벗어날 수 있는가? 해답은 뜨거운 영성과 부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목회자들이 붙들어야 할 새해의 목회 키워드가 되어야 한다.

교회 밖에서 제자답게 살게 하라
마지막으로 새해에는 어떤 키워드를 붙들고 목회해야 할까?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다. 국회에 크리스천은 많은데 정치는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직장에도 크리스천이 많지만 부패와 부정은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있다. 교회 안에서의 신앙과 교회 밖에서의 신앙이 이분법적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이 문제의 근원에 도사리고 있다. 이 문제가 전도와 선교를 가로막는 본질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진정한 전도와 선교를 위해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제자도이다. 제자도란 예수님을 닮는 신앙을 말한다. 제자도의 한 축에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뜻하는 뜨거운 영성이 있고, 다른 한 축에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인격을 닮은 삶의 윤리가 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강조되어야 한다. 그런데 두 가지 중에서 한국교회 신자들에게 부족한 것은 삶의 윤리다.

교인은 많지만 주님의 참된 제자가 적다. 목회는 교인들을 주님의 참된 제자로 길러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 곧 주님의 탁월한 제자들을 세우는 것이다. 교인들이 자신의 직장과 일터, 이웃과 일상 속에서 주님의 제자로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다할 때 복음은 저절로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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