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한국교회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본 교단을 비롯해 장로교와 감리교 순복음, 침례교 등 주요 교단이 모여 한국교회총연합회를 출범시켰다. 이 땅에 기독교가 출범한 이래 주요 교단이 하나의 연합기구로 뭉친 것은 거의 처음 있는 일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의 해에 한국교회의 해묵은 과제인 ‘연합과 일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의미가 크다. 연합기구의 규모도 역대 급이다. 우리 교단을 포함해 예장 통합과 합동, 대신 등 장로교 빅3 교단과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 등을 합치면 한국교회의 95%를 차지한다. 연합과 일치를 수량으로 환산해서는 안 되지만 파급력으로 볼 때 한국교회의 새로운 연합과 일치를 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결집력과 구심력을 회복하는데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조국의 근대화와 계몽, 교육, 의료 등에 기여하고 한국의 경제발전과 민주화, 사회봉사와 구제 등 좋은 일에 앞장서 왔음에도 불구하고 분열로 인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성과에 비해 그 영향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사회를 향해 하나된 목소리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한국교회의 연합정신을 이어왔던 부활절 연합예배 조차도 분열된 지 오래되었고, 어떤 연합기구가 기독교를 대표하는지 조차도 헷갈릴 때가 많았다. 진보적 연합기구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로 대변되었지만 보수적 기구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으로 나뉘었다.

이 과정에서 이단 문제와 금권선거 문제 등으로 한국교회의 위상은 상당히 추락했다. 이렇게 한국교회가 분열되다 보니 한 목소리를 낼 수 없고, 대한민국 최대 종교이면서도 그 위상에 비해 영향력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제 한기총과 한교연, NCCK의 주요 교단들이 한교총에 모두 참여하고 있다. 한교연과 한기총 등 보수적 기구에 참여하지 않았던 감리교는 실행위에서 가장 먼저 한교총 가입을 승인했다. 본 교단도 임원회와 실행위를 거쳐 한교총 가입을 공식화 할 방침이다.

한교총이 한기총이나 한교연 등의 기구가 중심이 된 것이 아니라 주요 교단들의 총회장들이 중심이 되었다는 것이 연합에 속도를 내게 했다. 그동안 교단장협의회가 한국교회의 연합을 추진해왔지만 한 번도 기구로 발전된 적이 없었다. 임기 1년의 교단장들로서는 연합의 핵심인 결속력과 연속성을 갖기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그런 고비를 넘기고 연합기구를 성사 시켰다.

쉽지 않았던 통합이 극적으로 이뤄진 데는 각 교단 총회장과 연합기관 대표들의 양보와 섬김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로 수장이 되기 위해서 교단과 연합기구가 분열되었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자리에 욕심 내지 않고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 성공한다.

그러나 한교총은 이제 출발에 불과하다. 일부에서는 기존 연합단체의 통합기구가 아닌, 제4의 연합기구로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출범 소식과 함께 각 교단 내부에서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교연과 한기총에도 역시 반발하는 기류가 있다. 이런 상황에 중소교단을 배제한 채 한교총을 끌고 간다면 ‘진정한 연합과 일치가 되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한교총이 주요 교단의 이합집산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500년 전 마틴 루터가 외쳤던 ‘오직 성경’과 ‘오직 믿음’으로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게 될 때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려고 하는 데에 반대할 명분을 아무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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