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1:7)

이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 맡은 자에게 언제나 가슴에 불을 붙여 주는 힘이 있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그를 모태에 짓기 전부터 알았고, 그를 성별하여 여러 나라의 선지자로 세웠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유다 말기의 영적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로서 나라의 경계를 넘어서 귀하게 쓰임 받는 사명의 자리에 초대받은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부르신 자리에 서기 위해서 그는 먼저 자기 자신 안의 열등감을 넘어서야 했습니다. 주님의 분명한 음성을 들었음에도 그는 자신을 표현하기를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 하나이다’라고 하나님 앞에 고백합니다. 이 고백은 그의 겸손함의 표현일수도 있지만, 그의 솔직한 심정을 대변해 주는 듯합니다. 그는 아직 자신을 아이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전하기에는 자신의 무능함이 걸림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아마도 시내 산에서 모세가 부름 받을 때와 동일한 심정이었을 겁니다.    

그 때 하나님이 너는 아이라 말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존재가 바뀌기 전에 먼저 말부터 바꿔 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입술에 권세를 주셨습니다. 안 될 것 같지만, 못할 것 같지만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언제나 주님이 도우셔서 여기까지 인도하신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는 후회함이 없습니다. 부르시면 감당할 능력도 주시는 분입니다.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아이지만, 하나님이 생각하기에는 용사입니다. 나의 존재는 내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결정됩니다. 겁 많은 기드온을 하나님은 용사로 부르셨고, 결국 용사처럼 싸움에 나갔을 때에 용사가 되었습니다. 나 자신을 무엇으로 보고 부르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가 달라집니다.

하나님은 또한 그에게 갈 곳과 할 말을 알려주셨습니다. 누구에게 보내든 가고, 무엇을 명령하든지 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는 보내는 곳에 가서 주신 말씀을 그대로 전하면 됩니다. 그는 만나는 사람을 두려워했지만, 하나님은 담대하라고 하시며 그 입술과 함께 할 것을 약속하십니다.

열등감의 극복, 하나님의 부르심의 확신, 담대하게 주님의 도구로 쓰임 받는 기쁨 등을 함께 나누고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강단에서는 기쁨으로 확신 있게 전했는데, 연말연시에 참 부담스러운 설교 초청을 받게 되었습니다. 기쁨으로 감당하고, 거룩한 부담감으로 준비해야 하는데,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주님이 보내는 곳에 가며 주신 말씀을 담대히 전하는 하나님의 말씀의 사람으로 쓰임받자고 설교하였지만, 실제 현실은 부름 받은 자리에서 ‘나는 아이라’와 같은 반응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부르신 하나님보다 듣는 청중에 대한 부담감이 나를 압도하였습니다.

그 때 나의 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익숙한 강단에만 안주하려는 나의 마음, 하나님보다 청중의 눈치를 보는 현실을 마주하였습니다. 부름 받아 나선 이 몸, 어디든지 가야 하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으려는 나약한 영혼임을 시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예레미야를 말씀으로만 아닌 보다 가슴 깊이 이해하였습니다.

위대한 선지자도 동일한 약함이 있었고, 하나님 음성을 들으면서 그것을 극복했다면 우리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올 한 해 하나님의 음성을 구하며 그 자리가 어디든, 듣는 사람이 누구든 주님 음성만 대언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쓰임 받는 모두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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