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섰다. 이때에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것은 아쉽지만 가는 해를 보내고 새해를 희망차게 맞이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지난 시간을 추억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으로서 삶을 되돌아보며 회개와 성찰을 통해 잘못된 좌표를 수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미다.

연말에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올해만큼 ‘다사다난’이라는 표현이 더없이 잘 어울리는 해가 없었다. 국가적으로나 교계적으로나 놀랍고 때로는 분노할 수 밖에 없는 일이 참 많았다. 우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온 나라를 뒤흔들었다. 온 국민의 분노가 담긴 광화문 광장의 '200만 촛불'은 결국 헌정 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이어지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끊임없는 핵 도발 속에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등 남북관계가 급랭했다. 이와 맞물려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가 국내외에서 논란과 갈등을 일으켰다. 경주에서는 규모 5.8의 강진까지 발생하며 한반도가 더이상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경고음이 울렸다.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국은 인공지능을 향후 인류가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하는 화두가 됐다.

경제적으로도 2016년은 그 어느 때보다 암울했다. 한진해운 법정 관리 등 조선, 해운업 침몰 위기로 우리 경제는 저성장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여기에 연말에 불어 닥친 AI는 역대 최대 피해를 낳았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자조가 아니라 일상이 될 정도로 희망보다는 암울함과 그로 인한 눈물이 넘쳐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결교회는 희망의 푯대를 놓치지 않았다. 성결인들은 사상초유의 국정논단으로 벌어진 국가적 위기와 어려움 앞에 기도의 촛불을 높이 들었다. 11월 21일~12월 10일을 시국기도 주간으로 선포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한 간절한 기도의 마음을 모았다. 교단 창립 110주년을 앞두고 회개와 영적 각성을 위한 영적대각성대회를 지역별로 열어 통회 각성과 회개를 외쳤다.

또 4월에는 임진각에서 남북 평화와 통일을 위한 ‘평화통일 기도회’도 처음 열어 통일의 물꼬를 트는 일에도 함께했다. 올해는 다른 어떤 해보다 나라와 민족, 사회적 성결을 위해 기도를 많이 한 해였다. 또 사중복음 콘퍼런스 등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사중복음을 생활화 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며, 신앙의 생활화에도 힘을 쏟았다. 

교계 적으로는 이단·사이비로 웃고 울었던 한해 였다. 예장 통합이 주요 이단들을 사면했다가 다시 이를 뒤집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신천지는 주요 교회에서 시위를 하며 한국교회에 계속 위협을 가했고, 최순실 게이트로 최태민 목사와 얽힌 ‘기독교 흑 역사’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교연과 한기총의 연합이 추진됐지만 ‘이단 문제’로 출발부터 삐걱되더니 성탄선물로 ‘연합’을 바치겠다던 공언과는 달린 한국교회 연합은 지지부진한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연말에 통계청의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 개신교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모처럼 기독교인들이 웃을 수 있었다. 종교인구가 줄어들고 절벽화된 상황에서도 기독교 인구가 늘어난 것은 하나님께서 기독교에 다시 기회를 준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하였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라는 희망 속에 사는 그리스도인이다. 무수한 좌절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있기에 새로운 용기를 낼 수 있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심어주신 복음의 씨앗을 다시 살리기 위해 2017년 새해에는 희망을 나누는 일에 모두 함께할 수 있길 기대한다. 그것이 복음을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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