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국회에서는 우리 정치사에서 두 번째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이 정지됐고,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탄핵심판 결정까지는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현직 대통령이 또 다시 탄핵심판까지 이르게 된 것은 분명 국가적 비극이이다. 그렇지만 탄핵 심판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의 모습은 성숙했다. 이런 국민의 힘을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두 달여 동안 초유의 국정 농락 사태로 혼돈에 빠져 있었다.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고 무너진 국격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탄핵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는 일이다. 촛불 시위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힘과 저력을 모은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정국 수습은 오직 헌법과 법치에 따라야 한다.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중요하다. 정파적 이익이나 개인의 이념을 떠나 오직 헌법정신과 양심에 기초한 판결이 신속히 이뤄져야 한다. 또 황교안 총리도 최종적인 법률적 판단이 나오기까지 오직 법과 국민만 바라보며 법과 국민이 가리키는 곳만 걸어가면 길이 보일 것이다. 국민도 대행 체제의 정부가 안정되게 국정을 수행하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헌법의 결정에 대해 여야 정치권, 국민들은 헌재의 판결을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 정치권도 탄핵 정국에서 벗어나 협치를 통해 민생을 살리고 경제 살리는 일에 우선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권력의 집중화와 이를 적절하게 견제하지 못하는 시스템의 부재로 이번 사태가 일어난 것을 교훈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권력분산과 견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기를 바란다. 

우리 기독교인들도 이러한 상황일수록 모든 주권이 하나님께 있음을 인식하여 이 나라가 혼란에서 속히 벗어나서 안정된 모습으로 발전해 가도록 기도의 힘을 모아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 교단은 시국기도 주간을 정하고 지금의 혼란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도했다. 앞으로도 기도의 행진을 멈춰서는 안 된다. 다니엘처럼 뜻을 정해 나라를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의 촛불을 높이 들어야 한다.

또한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심하고 방관한 것에 대해 자성하고 통렬히 회개해야 한다. 특히 이번 국정 농단은 측근의 비리를 넘어 사교(邪敎)와의 연관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는 특정 그리스도인도 연관돼 있어 기독교인의 책임이 작지 않다. 누구를 탓하기 전에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 위기를 무사히 헤쳐나 갈 수 있도록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일에서 모든 해법을 풀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봐야 한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어둡고 거친 세상을 헤쳐 갈 때 필요한 것은 빛이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민주주의 나침반은 법치이지만 하나님 나라를 지탱하는 것은 사랑과 공의다. 오직 정의와 공의의 빛이 이 땅에 널리 비치게 하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책임이자 의무다.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의와 불법을 걷어 내고 정의와 평화, 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시금석을 마련하는데 우리 기독인들이 밀알이 되어야 한다.

이제 곧 빛으로 오신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이다. 불신과 갈등, 반목으로 얼룩진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특히 낮은 곳으로 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병들고 가난한 이웃을 돌보아야 한다. 어둡고 얼어붙은 곳을 녹이는 일은 빛으로 오신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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