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대통령 탄핵의결에 부쳐 -

창조 전의 상태를 규정하는 세 가지 단어는 혼돈, 공허, 흑암이다. 이러한 무형태의 카오스로 부터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면서 가장 먼저 만드신 것이 빛이다. 이 빛을 통해 하나님은 흑암을 물리치시고 우주 만물에 질서를 부여하셨다. 흥미로운 것은 빛의 창조이후 하나님께서 빛이 주관하는 낮과 어두움이 주관하는 밤을 만드셨다는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만드신 밤에 대해 하나같이 죽음과 멸망, 죄와 불가능(요 9:4 등) 등으로 규정한다. 반면에 낮에 대해서는 실족지 않음(요11:9), 의인, 구원(롬 13:11~13) 등으로 설명한다. 나아가 성경은 이 땅 이후에 펼쳐지는 새 하늘과 새 땅에는 ‘밤’이 없다고 선언한다.(계21:25) 그때까지 우리는 밤과 낮의 순환 속에서 살아야 한다. 하나님이 그 창조 세계 안에 ‘어둠의 밤’을 만드신 것은 무슨 까닭일까?

한국에 있는 교정시설은 구치소 11개소 교도소 37개소 지소 3개에 총 수용인원이 4만5690명이다. 해마다 재판, 약식명령, 즉결심판 등 법의 제재를 받는 사람이 약 100만 명에 이른다. 실정법과 관계없다 해도 결과가 아닌 원인을 보시는 예수님의 판단기준으로 보면 하나남의 심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다. 신실한 신앙인마저 시시각각 카오스와 코스모스를 오가는 것이 인간이다. 여기서 나오는 자연스런 부산물이 갈등과 불화와 혼란이니 이 땅의 삶이 곤고한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카오스와 코스모스의 순환은 역사와 국가에도 해당된다. 지난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했다. 이 땅에 암흑의 카오스가 몰아쳤다. 카오스의 원인이 너무 어이없고 너무 황당하고 너무 참담하고 너무 창피하다. 일찍이 어떤 대통령도 이러한 허탈감과 실망과 분노를 제공한 적이 없다. 물론 헌법재판소의 최후 결정이 남아 있고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일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법 이전에 국민들 마음속에 대통령이라는 공인의 이미지는 이미 죽었다. 그 짙은 흑암이 지금 이 땅을 짓누르고 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다. 하나님이 코스모스 안에 낮과 밤을 만드신 것은 단순히 시간이라는 질서 때문이 아니라 언제든지 카오스로 추락할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을 아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천지창조라는 코스모스의 세계 안에 낮과 밤을 구축하신 것은 낮일 때 밤의 가능성을 경계하라는 이야기이다. 동시에 그 밤이 왔을 때 혼돈과 카오스에서 절망으로 몸부림칠 때 다시 코스모스의 세계 희망과 광명의 세계가 다가옴을 기대하고 희망하라는 이야기이다.

시간의 낮과 밤은 정해진 주기대로 움직이지만 역사의 카오스와 코스모스는 정해진 것이 없다. 정신 차리지 못하면 2000년 나라 잃은 이스라엘처럼 그 암흑과 혼란이 오래가고 심지어 북 이스라엘처럼 영원히 카오스가 먹어버리기도 한다.

성경은 천지창조의 과정을 이렇게 선언 한다: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아침이 되며 저녁이 되니’가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창조가 혼돈으로부터 질서로, 카오스로부터 코스모스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하나님의 역사진행을 위해 먼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회개이다.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성도 나아가 이 땅 백성 모두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회개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금번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이 통절하게 가슴을 찢으며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한다.

트럼프의 당선 영국의 브랙시트 등 기존의 권위주의와 기득권을 재편하는 쪽으로 세계가 급변하고 있음을 직시하며 통일시대의 새로운 코스모스를 향해 우리의 시선을 돌려야 한다. 하나님이여.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는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 변하는 당신의 창조 역사를 이 땅에 이루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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