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성서신학은 신약성서 안에서 박해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탄생한 문헌을 ‘박해문학’ 또는 ‘순교문학’이라고 분류한다. 이에 해당하는 책으로는 히브리서, 베드로전서, 요한계시록을 든다. 로마제국이 그리스도교를 박해한 것은 밀라노칙령까지이니 초대교회에의 박해는 거의 300년 이상이나 지속되어 온 것이다. 그 박해를 뚫고 수많은 신앙고백들이 발표되었지만 성서 안에는 요한계시록을 비롯한 3권만 수록되어 있다.

▨… 그리스도교인들을 참혹하고 악랄하게 박해한 황제로는 네로(재위 54~68)와 도미티아누스(재위 81~96)를 손꼽는다. 도미티아누스 때 사도 요한은 밧모섬에 유배되었고 그곳에서 요한계시록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묵시적 언어로 기록했다. 다른 견해도 있지만 신약성서신학계는 도미티아누스 시대를 박해문학 대두 시기의 정설로 인정하고 있다.

▨… 요한계시록은 처음부터 박해받는 아시아 교회들에게 사도 요한 자신이 저들과 함께 박해받고 있음을 전제한다. 버가모 교회가 박해받은 것과 안디바의 죽음을 기록하며 많은 그리스도인이 순교 당한 것을 밝힌다. 로마 제국의 박해 탓에 묵시문학적 환상과 언어를 강요 당하고 있음을 계시록의 언어가 자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 묵시문학적 언어가 기독교 2000년 역사의 희망이 될 줄을 그때로서는 누가 짐작이라도 할 수 있었을까.

▨… 이 묵시문학적 언어는 박해의 원흉 로마 제국이 하나님의 심판으로 멸망당할 것임을 선언하고 있다. 박해를 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죽임을 당해도 저들은 결국 궁극적 승리자로 다시 살 것과 천년왕국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시대가 올 것을 당당하게 선포하고 있다. 이 선포가 현세적 삶에 절망했었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구원의 등불이 되었다.(참조-안병무, 역사와 해석)

▨… 우리 시대에 이 땅의 교회들이 선포하는 묵시문학적 언어는 무엇인가? 최태민이 팔아먹어도 사이비 이단들이 아무리 뜯어먹어도 요한계시록이 의사 정감록일 수는 없다. 그러나 ‘헬조선’으로 절망하는, 무연사회의 고독과 소외 속으로 자신을 침잠시키는, 자아붕괴를 피하기 위해 스스로 하류인생을 선택해야 하는 오늘의 한국인들에게 종말론적 삶의 실체는 밝혀져야 한다. 그것을 위한 묵시적 언어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우리의 살아있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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