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월이다. 연말이 되면 우리가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있다.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돌아보고 온정을 전하는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 땅에 이런 낮고 천한 자들을 섬기러 오셨다. 우리도 그런 예수의 발자취를 따라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는 대림절을 맞아 주님이 오신 참 뜻을 깊이 묵상하며 구체적으로 그 사랑을 어떻게 세상 속에 실천할 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매우 혼란스럽고 어려운 상황이다.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국정도 혼란스럽고 경제적 상황도 좋지 않다. 경제는 국내적으로는 수출 부진과 내수 침체라는 이중고에 빠져있는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영향으로 통상마찰과 금리 인상 등이 예상되어 금융 불안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할 정부의 정책 기능은 사실상 마비돼 있다. 내우외환의 위기에 우리 사회는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이다. 여기에 빈부격차는 계속 큰 폭으로 벌어지고 있고, 청년 실업률 증가, 윤리의식과 가정의 붕괴 등 점점 암울한 상황으로 흘려가고 있다.

문제는 이 겨울의 추위만큼이나 기부 심리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는 점이다. 혼란스러운 정치상황과 경기침체는 기부의 온도를 더 낮출 가능성이 높다. 대기업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고, 김영란 법 시행 등으로 기부의 큰 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가뜩이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데 대통령 탄핵이나 하야에 사회적인 관심이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기부나 가난한 이웃을 향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경제가 얼어붙고 기부 심리마저 움츠러들면서 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의 겨울나기가 한층 힘겨워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은 벌써부터 올 겨울을 날 걱정이 한가득이다. 이럴 때일수록 세상풍파 속에 어려움을 겪는 주변의 이웃들에게 관심을 돌려야 한다.

촛불 시위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에는 최근 사랑의 온도계가 설치됐다. 내년 1월 말까지 3588억 원을 모금하는 것이 목표이다. 지난해에도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으나 결과는 초과 달성이었다. 이런 어려운 시국일수록 기독인들이 나눔과 구제를 실천하는 일에 앞장선다면 올해도 목표달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광화문에서 촛불 열기가 타오르는 것처럼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우리의 나눔도 뜨겁게 타올라야 한다.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것는 한국교회와 교인 밖에 없다. 그리스도인들은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교와 구제, 봉사 활동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외로움과 추위에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신앙인들이 도움의 손길을 더욱 넓게 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만을 위해 살았던 모습을 되돌아보고 세상을 위해 오셨던 아기 예수처럼 남에게 자신을 내어주는 삶을 실천해야 한다. 사랑의 온도탑을 쌓는데 적극 동참하고, 크고 작은 봉사활동도 이어가야 한다. 김장 나눔이나 연탄배달 등으로 소외계층을 돌보고 사랑을 나누는 일도 계속해야 한다. 또 세상 속으로 나아가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도 힘써야 한다.

복음의 핵심이 사랑에 있고 사랑을 이 땅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대림절에 주님이 이 땅에 오신 진정한 이유를 묵상하며 주님께서 분부하신 증인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다시금 노력하자. 나눔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따뜻한 온정의 마음을 모을 때 경제 한파와 국정 혼란도 물리치고, 나눔이 있는 훈훈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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