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고다 언덕길과 받은 불세례

이원기 소위는 심장 밑에 박힌 포탄 뇌관 수술을 마치고 삼일 만에 마취에서 깨어났다. 온 몸이 너무나 아팠지만 위생병에게 수요일 저녁이라는 말을 듣고 비틀거리며 침대 곁에 있는 목발을 잡았다. 위생병이 말렸지만 그는 가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교회로 가야한다고 외치며 발걸음을 떼어놓기 시작했다. 그는 순교자 주기철 목사가 지은 ‘서쪽 하늘 붉은 노을’ 찬송을 부르며 눈물이 범벅이 된 얼굴로 3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0분이 걸려 군인교회에 도착했다. 

이미 예배가 끝나서 천막교회는 조용했다. 비 오듯이 쏟아지는 눈물 속에서 주의 음성이 그의 마음을 채찍질 했다. “나는 너를 위해서 십자가에서 피 흘려 고통을 당하고 죽음으로 너를 살려주었는데 고통스럽다고 예배시간에 내 앞에 나오는 것이 그렇게 힘들었느냐!”라고 말씀하신 후 “잘 했다. 교회에 나오는 것이 내 앞에 나오는 것이다”하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그는 “주님, 이제 주 앞에 나와 앉았습니다. 예배는 끝났지만 이렇게 겨우 나온 저를 용서해 주세요”하고 죄송스러움을 기도로 표현했다.

그런데 그 순간 빛이 느껴졌다. 눈을 감고 있는데 그의 주위가 하늘에서부터 황금 빛이 찬란하게 비추고 있었다. 눈이 부셔서 위를 바라 볼 수가 없었다. 황금 빛이 위로부터 찬란하고 주변이 진공상태가 되어 조용하고 고요했다. 그런 신비함에 취하여 있을 때 주님의 음성이 또 들려왔다.

“내가 너의 모든 죄를 용서했다” 그리고 “네 예배를 반가이 받았느니라.”

그는 주님의 음성을 계속해서 들으면서 “아멘! 아멘! 아멘!”을 세 번 큰소리로 외쳤다.
그는 입원 치료 중 육군 중위로 진급되었고 기적 같은 치료로 몸이 많이 회복되고 있었다.

이렇게 되자, 이원기 중위는 두 가지 문제를 놓고 특별 기도를 작정했다. 먼저 30분 생명 연장기도를 통해 자기를 회개케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제는 죽는 것이 아니라 산다는 확신 속에서 주님을 위한 사명을 위해서 기도했다.

가까운 야산에서 백일 작정기도를 시작한 후 20일째 되는 날 12시가 조금 넘었을 때 주변에 갑자기 침묵 같은 고요가 임했다. 예전에 체험한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진공관 같이 조용해진 가운데 하늘에서 광채가 나타나 그를 비추면서 뜨거운 역사가 나타났다. 갑자기 뜨거운 전류가 머리로부터 어깨로, 손끝으로, 가슴과 배로, 발끝까지 흘러 내려간 것이다.

너무나 놀라고 신비한 체험이라 그는 겁을 먹고 그냥 병실로 돌아왔다. 그러나 더 은혜를 받았어야하는데 중도에 은혜를 받다가 그친 것 같아서 후회가 컸다. 그는 교회에 들어가서 “주여!”를 찾으며 전날에 믿음을 갖지 못한 것을 회개했다.

몇 시간이 흘렀는지 어느 새 새벽녘이 되었다. 그런데 어제와 똑같은 역사가 임하였다. 밝은 빛에 휩싸인 그는 강력한 뜨거움에 사로잡혔다. 머리로부터 발끝까지 뜨거운 기름을 뒤집어 쓴 느낌, 바로 그것이었다. 이어서 전에 들었던 주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네 기도를 들었노라.” “너를 정결케 했노라.” “너는 내 것이라, 평생토록 함께 하리라.” 그는 이 말씀 앞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소명인 줄 알고, 교역자로 헌신키로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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