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까다 목사의 안수기도를 받고

난생 처음으로 전도를 받은 박완종 한의사는 갑자기 마음이 이상해졌다. 그래서 마음이 자꾸 헷갈려 더 이상 진료를 계속 할 수가 없어서 서둘러 가게 문을 닫고 집으로 갔다. “우리 아들 우린이가 예수를 믿는 것도 모자라, 이 아비에게 전도해달라고 부탁을 하다니?” 그는 가슴이 철렁했다. 전통적 유교 가문에 자기 장남인 우린이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요즘 우린이의 동태가 갑자기 생각났다. 통통하고 힘 좋은 우린이가 친구들을 잘 때리고, 말썽을 잘 부려 자기가 몇 번이나 주의를 주고 매를 때린 일도 있었다. 그러던 얼마 전부터 얌전해졌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는 얘기를 아내로부터 들은 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다 우린이가 예수를 믿기 때문인가?” 그렇게 생각을 한 완종 씨는 조금 놀랐다. 유교의 입문서인 명심보감을 그렇게 다 독파했는데도 말썽을 부리던 우린이가 예수를 믿어 저렇게 변했다면, 예수교를 깊이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이튿날 아침 11시경에 긴 담뱃대를 들고 군청 앞 교회를 찾아갔다. 서먹서먹한 그에게 이 전도사는 그를 소개한 후, 박수를 쳐서 대환영을 했다. 신자들은 10명도 되지 않았지만, 자기 옆에 앉아서 찬송가와 성경을 펼쳐주고 친절했다. 설교의 내용은 잘 알 수 없었지만,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복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어제 잠깐 들은 내용이었다. 그리고 이전도사가 성경을 한권 주면서 읽으면 기독교의 깊은 진리를 알 수 있다고 했다. 받고 보니, 한문으로 된 신약성경전서였다. 그는 틈틈이 읽었다.

그는 많이 알려진 사람이어서 체면 때문에라도 매주일 빠지지 않고 예배에 참석했다. 어른 신자들은 조금씩 늘어났지만 아이들은 얼마나 많이 모이는지 유치원 마루가 좁아서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더구나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예배드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공터를 얻어서 큰 천막을 치고 가마니를 깔고 앉아서 예배를 드렸다.

신자들은 찬송을 부를 때마다 박수를 치고 불렀다. 부르는 찬송과 통성으로 하는 기도에 박완종 씨는 처음에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차츰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통성기도도 하지 않았고 박수치면서 찬송하는 것이 체면에 어긋나서 하지 못했다.

어느 날 천막교회에서 큰 집회가 열렸다. 강사는 일본성결교회의 최고 지도자 나까다 쥬지 목사였다. 키가 크고 다부지게 생긴 나까다 목사는 목소리가 우렁차 쩡쩡 울렸다. “여러분,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받고, 성령을 받으면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 있는 종이 됩니다.” 그런 내용의 설교를 우리말로 통역하는 분이 쉽게 해서 잘 알아들을 수 있었다.

또 나까다 목사는 설교 후에 신자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기도를 했다. 박완종이 안수기도를 받는 순간 마음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제까지 지은 죄를 회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더니 마음이 시원하고 평안해졌다. 그리고 마음속에 기쁨이 솟아올라 찬송을 부를 때 가장 먼저 박수를 쳤고, 통성기도 할 때에도 앞장을 서서 기도했다.

은혜를 받은 박완종은 술과 담배를 일시에 끊고 새사람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한의원에 찾아 온 사람들에게 “예수를 믿으면 마음의 병이 치료되어 육신의 병도 빨리 낫는다“고 전도하고, 환자를 위해 간단히 기도한 후에 약도 처방하고 침을 놓고 뜸도 떴다. 그의 믿음대로 환자들은 큰 효과를 봐 광세당한의원은 용하다는 소문이 크게 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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