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8장에는 그 당시 풍요의 신이며 비를 주관한다고 하는 바알 우상과 여호와 하나님을 대신한 엘리야 선지자 간에 누구의 신이 3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오늘의 이 극심한 가뭄을 해결할 진짜 하나님이신가를 놓고 갈멜 산상에서 일대 결전이 벌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이 결전의 결과는 여호와 하나님이 불로 바알 우상의 모든 것을 태워 심판하심으로 엘리야 선지자의 통쾌한 승리로 끝이 났다. 그러나 이 대결의 결과를 남편인 아합왕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세벨 왕후는 자기가 애지중지하던 바알 선지자 450명이 한꺼번에 몰살당하게 된 보복으로 엘리야 선지자를 죽이려 했다.

이 때문에 선지자는 아합왕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남유다의 ‘브엘세바’까지 도피의 길을 떠났고 급기야는 로뎀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구하는 기도를 여호와 하나님께 하게 된다. 문제는 선지자가 로뎀나무 아래에서 기도했던 내용이 후세의 많은 크리스천들에게 시비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엘리야 선지자의 이런 인간적인 연약한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지만 생명을 부지하려고 도피한 선지자의 연약함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갈멜 산상의 대결이 이루어지기까지 오랫동안 바알 우상을 숭배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하시고, 징계하시고, 결국에는 회복시키려 하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관점에 포커스를 맞춘다면 죽기를 구하는 엘리야 선지자의 기도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 본다. 아마도 엘리야 선지자는 바알 선지자들과 대결할 때에 돌 열두 개를 취하여 무너진 여호와의 제단을 수축했던 생각에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다.

여호와 하나님의 통쾌한 승리를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머뭇머뭇 거리다가 끝내 돌아오지 않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보면서 선지자는 그들의 죄를 대신하여 자기의 생명을 기꺼이 여호와 하나님께 바쳐야 하겠다고 결단을 내렸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갈멜 산상에서의 대결이 주는 귀한 교훈이다. 짧은 기간동안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이 나라의 정치, 경제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으로 부흥 성장한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오늘의 문제점들이 아합왕때의 갈멜 산상 대결때의 전후 이야기와 너무나도 그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동안 무조건 성장만을 외치다가 본질과 질서와 공정성은 사라지고 그 대신 물질만능주의라는 현대판 바알 우상이 슬며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 결과로 돈과 개인주의와 세속주의가 대세를 이루는 오늘날의 형편이 되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 민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땅에 극심한 가뭄을 내려서 경고하신 것과 같이 우리나라에도 IMF 구제금융 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주셨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이 좋은 기회를 깨닫지 못하고 빠른 시간 안에 외환위기를 벗어났다고 자랑만을 일삼다가 20년 가까운 세월동안 현대판 바알 우상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튼튼한 날개를 달아 주고 말았다.

사탄 마귀의 계략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이런 저런 핑계로 실망케 하고 낙심케 하는 마음을 심어서 분열시키는 것이다. 잃어버린 삼위일체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과 영광을 다시 회복하고 겸손한 마음, 배려하는 마음, 연합하는 마음으로 이 땅에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현대판 바알 우상과의 제2의 갈멜 산상 대결이 필연적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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