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루터10년’(Luther Decade)

2017년은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개신교회의 역사가 500년이 되는 해이다. 사실 ‘프로테스탄트’(Protestant)라는 용어는 1529년에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그 정신은 1517년 10월 31일 면죄부 반박문을 내건 루터의 행동에서 이미 발로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을 500주년으로 기념한다.

유럽의 개신교회, 특히 독일교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프로젝트 ‘루터10년’(Luther Decade)을 이미 10년 전에 착수했다. 매년마다 종교개혁과 연관된 주제를 정하고 학술 및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500년 전과는 극명하게 달라진 현대 세계에서 당시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짚고, 현대 교회가 직면한 정치, 사회, 문화 그리고 종교적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교회가 가야할 방향을 모색하는데 참된 뜻이 있다. 

2008년은 ‘루터10년’ 프로젝트 출발의 해였다. 향후 10년 동안 전개할 구체적인 사업의 아웃라인을 정했다. 특정인 혹은 특정교회가 아닌 모두의 종교개혁이 되도록 일반대중에게 초점을 맞추어 전시회, 학술대회, 문화행사 등을 개최하고, 종교개혁과 직접 연관된 역사적인 장소를 모두 개보수하여 보존 내지 후대에 남긴다는 방향을 설정했다.

2009년의 연중 주제는 ‘종교개혁과 신앙고백’이었다. 특히 1509년 출생한 칼뱅 탄생 500주년을 겸하여 축하하고, 개혁자들이 강조한 교리문답의 중요성과 신앙고백의 의미를 집중 조명했다. 2010년은 ‘종교개혁과 교육’을 연중 주제로 삼아, 필립 멜란히톤(1497-1560)을 조명했다.

2010년은 그의 서거 450주년이기도 했다. 멜란히톤은 루터와 함께 종교개혁의 쌍두마차로 비텐베르크 대학 개혁과 독일 교육제도 개혁에 탁월한 두각을 보여 ‘독일의 스승’(Praeceptor Germaniae)이라 불렸다. 2011년은 ‘종교개혁과 자유’가 그 주제였다. 신앙의 자유, 양심의 자유는 개신교 초기부터 핵심 특징이 되었다.

특히 이 주제와 연관하여 루터의 저서 ‘그리스도인의 자유에 관하여’(1520)는 개인적 자유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좋은 안내자 역할을 했다. 2012년은 ‘종교개혁과 음악’으로 정했다.

종교개혁은 유럽의 음악 문화에도 영향을 주었다. 음악은 회중찬송의 형식에서 개인 찬송의 형식으로, 교회에서 가정으로 디테일해지면서 구체화되었다. 바흐(Bach), 슈츠(Schu¨tz), 텔레만(Telemann)과 헨델(Ha¨ndel) 등 많은 음악가가 등장했다. 특히 2012년은 라이프치히의 토마스 합창단 창단 800주년의 해였다.

2013년은 ‘종교개혁과 관용’이었다. 유럽 연합이 28개의 회원국을 두고 있지만 공존을 위한 정치와 경제적 통합은 반복되는 화두이며, 난민에 대한 관용과 수용 역시 가장 시급한 현대 문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은 ‘종교개혁과 정치’를 연중 주제로 채택했다. 권위와 책임, 권력과 신뢰의 상관관계, 양심의 자유와 인권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았고, 종교개혁을 오늘 이 시대(here and now)에 반영해 해결하고 깊이 토의해야 할 당위성을 공감했기 때문이다.

2015년의 연중 주제는 ‘종교개혁과 예술 그리고 성경’이었다. 2015년은 루카스 크라나흐 2세(1515-1586)의 탄생 500주년의 해였다. 종교개혁 시대의 예술을 재평가하고, 당시 매체의 혁명이 종교개혁에 준 영향도 함께 고려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올해 2016년의 주제는 ‘종교개혁과 새로운 세계’이다. 종교개혁은 비텐베르크에서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오늘날 4억 이상의 개신교인들은 그의 신앙적 뿌리를 종교개혁에 두고 있다.

곧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다. 전 세계의 개신교회가 기념예배를 드리고, 신앙 및 신학 그리고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를 열 계획이다. 사실 루터는 자신의 이름이 높여지거나 알려지는 것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인간의 앎의 대상이요, 내용이어야 했다.

루터와 종교개혁이 역사의 커다란 분수령이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도 루터와 종교개혁이 돈벌이를 위한 상품이 될 수는 없다. 한국교회가 종교개혁500주년을 기념하자며 벌이는 일들이 루터와 그의 종교개혁 정신에도 부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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