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상 5장에 소개하는 블레셋 사람들의 이야기는 오늘 우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한국 배치의 건으로 소란스러운 모습과 닮은꼴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은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계속 패하기만 하다가 하나님의 언약궤를 가지고 나가면 이길 줄 알고 언약궤를 앞세워 전쟁에 나간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크게 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언약궤마저도 블레셋에게 빼앗기고 만다. 

블레셋은 전리품으로 빼앗은 하나님의 법궤를 자신들의 신인 다곤(Dagon)에게 헌상하는 축제를 가졌다. 그들은 하나님의 궤를 다곤의 신전에 다곤 우상의 곁에 두었다. 그러나 이게 웬일인가? 밤사이 하나님은 다곤 신을 엎어뜨려 머리도 팔도 다리도 다 부러뜨리셨다. 그리고 블레셋 사람들을 무서운 재앙과 벌로 심판하셨다.

이스라엘 신의 궤가 있는 아스돗 지방 주민들은 아우성을 치며 다른 지역으로 이 궤를 옮기라고 야단이었다. 그래서 방백들은 할 수 없이 다곤 신당이 없는 가드라는 곳으로 이스라엘 신의 궤를 옮겨 놓았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큰 죽음의 재앙이 성읍 사람들에게 임하매 가드 사람들의 울부짖음으로 다시 에글론으로 옮겼으나, 에글론 주민들 역시 결사반대 해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다른 곳으로 옮길만한 장소를 찾지 못하자 대표 방백들은 의논하기를 다시 본래의 이스라엘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결정하고 예물까지 준비하여 궤와 함께 이스라엘로 돌려보낸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나라는 5차 핵실험을 자행한 북한 김정은의 핵무기 개발과 실험 그리고 핵 전쟁의 위협을 막기 위하여 사드를 도입하여 경북 성주 지역에 설치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있었다. 이 발표가 있자 성주 군민들이 반대를 하였다. 이유는 성주가 참외 집산지로 참외 농사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었다. 또 사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군민들의 건강에 해가 된다고 혈서를 쓰고 삭발을 하며 전근대적인 방법으로 데모를 하였다.

우리는 여기서 마치 블레셋 사람들과 같은 소란과 무질서의 현상을 보는 듯하였다. 전국적으로 이런 반대 데모가 일어나고, “우리 지역만은 안된다” 고 전 지역의 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면 이 모습을 보는 북의 김정은은 만면에 웃음을 띨 것이고, 그가 착각하여 어떤 불장난을 일으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은 얼마나 한국을 가련하게 여길 것인가.

북한이 육상과 해상에서 남쪽으로 쏴대는 탄도미사일과 핵 발사를 막아내기 위한 최후 방법으로 도입되는 사드를 다시 미국으로 돌려보내야 하는 일이 남게 되는 것이다. 핵 공격을 막기 위한 고고공방어체계인 사드를 온 국민이 반대한다면 북한의 핵 공격을 고스란히 앉아서 맞아야 할 형편이다.

우리나라는 남북의 힘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핵을 개발할 수도 없고, 동북아와 남태평양에서 중국과의 패권을 겨루기 위해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려는 미국의 본심을 반대할 수도 없으며, 북한의 김정은과 대화를 통한 평화 협상은 생각도 못하는 불행한 운명에 처해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사드배치 결정과 장소 여부에는 이유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온 국민이 하나가 되고, 한 목소리를 내야하며, 여·야가 없이 초당적이고 초정권적인 대처방식이 전략적으로 모색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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