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새 총장에 노세영 박사가 취임했다. 9월 2일부터 3년간 임무를 수행할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대학 안팎의 변화에 부응한 대학의 체질 개선은 노 총장 재임기간에 해결해야 할 중요 사안이다. 대학의 정체성은 외면당하면서도 경제적 효율성만 강조되는 무한경쟁,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시대를 이끌어 나가야한다는 사회적 요구는 넘어서야 할 첫 난관이다. 

이 시점에서 노 신임 총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대학평가를 대비하는 일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노 총장 취임 직후 교육부는 지난해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D, E등급을 받았던 대학에 대한 이행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28개 대학이 낮은 점수를 받아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되면서 사실상 퇴출 위기에 몰렸다. 루터대 한영신대 서울기독대 등 유독 신학대학들이 많았다.

지난해 서울신대는 C등급을 받아 이번 재평가에서는 제외됐지만 결코 남의 일로 받아드릴 수 없는 현실이다. 이들 대학과 서울신학대학이 처한 상황이 비슷한데다 불과 몇 점 사이로 등급이 결정되기 때문에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평가 순위가 대학 교육의 질을 대변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학의 위상과 대학입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의 재정지원과 정원 감축 문제가 있어 대학의 명운이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 신임 총장은 학교 재정확충에 힘써야 한다. 대학의 경쟁력 제고와 자율성 확보를 위해서는 대학재정을 충실하게 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학평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는 재정확충이 관건인데, 서울신대의 재정투입 능력은 거의 한계에 이르러 있다. 서울신대처럼 재단전입금이 제한되어 있는 대학은 반값등록금으로 인한 여파를 다른 대학보다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대학평가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전임 총장이 힘써 모금운동을 전개했기에 가능했다. 그나마 그때는 ‘개교 100주년’과 ‘제2창학’ 같은 확실한 프로젝트가 있어서 모금참여에 대한 동기유발이 됐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모금의 달인이라고 불린 전 총장도 퇴임하기 직전까지 부족한 재단전입금을 어떻게 확충할 것인가를 걱정했을 정도로 재정적인 부분은 총장에게 부담이 큰 짐이다.

노 총장도 대학의 당면문제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기부금 확충을 통해 재정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의 과제라고 밝혔다. 소액기부자들을 더 발굴해 안정적인 재정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긴급한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노 총장은 교무처장, 대학원장, 기획처장 등 대학의 주요 보직을 거쳐 어려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것이다. 특히 기획처장 시절에는 서울신대에서 처음으로 모금만찬을 여는 등 획기적인 모금체계를 세우는데 그의 역할이 컸다. 재정확충을 위한 노 총장의 역량발휘가 기대되는 점이다. 

그렇지만 해마다 재정이 무한정 확충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노 총장이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재정문제 만큼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다. 노 총장의 어려운 과제 수행을 위해서는 대학구성원 등 주변의 협력도 필요하지만 교단과 성결인이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노 총장이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교단과 성결인도 함께 동행해야한다. 서울신학대학의 오늘은 교단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험한 길을 가는 총장에게 필요한 것은 성결인의 따뜻한 사랑과 기도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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