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변하는 미디어 환경, 교회교육 환경 변화 고민해야

‘디지털미디어 시대’는 현대 사회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다음세대도 흔히 디지털 세대로 지칭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고 가상현실이 눈앞에 펼쳐지는 VR기기까지 대중화되는 추세에서 교회학교의 교육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많다. 디지털 시대의 한국교회는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공과책만 의존하는 옛날 방식 안돼”
미래학자인 최윤식 박사는 한 세미나에서 교회교육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최 박사는 “한국교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이는 교회학교의 침체와 맞아 떨어진다”며 “한국교회를 살리는 것은 앞으로의 10년이며 교회교육이 침체된다면 이후 한국교회가 일어서지 못할 확률은 99%”라고 단언했다.

최 박사는 교회학교 어린이가 줄어드는 이유로 교회교육의 더딘 발전을 지적했다. 최 박사는 “어린이들은 21세기에 사는데 교사는 20세기에 살고, 하드웨어는 19세기”라며 “미래에는 주입식 교육이 없고 3D 가상현실에서 체험 중심의 교육을 하고 한국에서 루브르 박물관을 가상공간으로 만들어 경험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실험을 하는 등 폭발적 교육을 경험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최 박사의 지적은 교회교육이 공과책에만 의존하는 옛날 방식으로는 더 이상 어린이들을 교회로 끌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경기도의 한 교단 목회자는 “어린이들에게 고전적인 방식으로 말씀만 전해서는 효과적으로 복음을 심을 수 없다”며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영상매체를 활용해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또 “개교회가 애니메이션 등 영상콘텐츠를 제작하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단 차원에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교회교육 콘텐츠 개발 시급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교회교육 콘텐츠 개발에 나선 교단도 있다.

예장합동은 지난해 웹툰 동영상, 팔베개 성경, 터치바이블 등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웹툰 동영상은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인터넷 만화에 캐릭터마다 목소리를 입혀 성경을 눈으로 보고 들으며 이해하도록 했다. 팔베개 성경과 스마트폰 앱 ‘터치바이블’을 다운 받아 활용토록 했다. 스마트폰으로 성경을 공부하고 퍼즐게임, 동물게임을 즐긴다. 터치 방식으로 퀴즈도 풀면서 성경을 공부할 수 있다.

예장합동은 이와 함께 3D증강현실 전도지도 개발했다. 전도지를 스마트폰이 인식하면 전도지의 성경구절이 구름처럼 떠올라 음성이 나오고 천지창조와 죄, 예수그리스도, 천국에 대한 3D 영상이 터치 하나만으로 구동된다.

예장합동 교육국장 노재경 목사는 “디지털 시대의 다양한 기술과 도구들에 함몰될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급속도로 발달되고 있는 미디어들을 복음과 어떻게 연관시켜 나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선교기관들의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도 이뤄지고 있다. 한국창조과학회는 어린이청소년 교육에 있어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성경교육 미디어 자료를 보급하고 있다.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통해 성경공부와 과학공부를 하도록 돕고 있다. 팻머스문화선교회는 유·초등부 어린이를 위한 영상 콘텐츠를 제작, 보급하며 미디어선교에 앞장서고 있다.

기독교TV CTS도 성경적 내용을 3D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어교실 ‘허미와 친구들’을 보급 중에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미디어 콘텐츠의 제작이 교회학교의 부흥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교회의 무관심과 도입 여건의 한계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재정·관심의 문제
디지털 미디어가 하루가 다르게 변화되고 있지만 교회는 늘 제자리걸음인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기독교 관련 미디어 콘텐츠는 아직 생산할수록 적자가 나는 수준이다. 제대로 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예산을 투자해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교단 혹은 교회가 과연 얼마나 될까? 모 교단도 복음적 내용의 인터넷 게임 개발을 추진하다가 수억 원이 소요되는 예산 문제에 부딪혀 결국 프로젝트를 접은 바 있다.

목회자들의 미디어 활용에 대한 무관심과 정보 부재도 문제이다. 최근 교회교육 관련 조사에 따르면 담임목사의 교육철학이 교회학교 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담임목사의 다음세대에 대한 관심, 교육에 대한 비전이 없이 교회학교 부흥이 이뤄질 수 없고 교육에 대한 투자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담임목사의 다음세대에 대한 목회적 관심과 더불어 성도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아직도 교회교육은 부목사나 전도사가 말씀을 전하고 공과책으로 성경공부만 하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성도들이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 태블릿PC, 스마트폰, VR기기 등 최신 미디어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책으로만 복음을 가르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미디어 활용 고민을
그렇다면 교단이, 개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당장 모든 교육 환경을 디지털 미디어로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부분적이나마 미디어 활용 빈도를 늘려가는 수  밖에 없다. 예배 시간에 감동적인 이야기가 담긴 단편 영상물이나 유초등부 어린이를 위한 기독애니메이션 상영 등을 시도할 수 있다.

기독 콘텐츠는 여건이 된다면 자체 제작을 시도할 수 있으나 이미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것을 활용하거나 구입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안이다.

교사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반목회에 활용할 수 있다. 반 어린이 혹은 부모들과 SNS를 통해 소통할 수 있고 사진 등을 공유할 수 있다. 매일의 경건의 시간을 통해 영적인 깨달음을 나눌 수도 있다.

한편 교회교육에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교회교육이 재미와 흥미위주로 흐를 경우, 복음의 메시지는 약화되고 재미와 흥미만 남게 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미디어는 미디어일뿐 완벽한 대안을 될 수 없으며 결국 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사랑과 복음만이 다음세대를 예수그리스도에게도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장고신 총회교육원 개발실장 박신웅 목사는 “미디어 활용에 신중해야 하지만 세상은 점점 스마트해지는데 교회만 옛 방식만을 고집할 수도 없다”며 “이제는 한국교회가 미디어에 대한 분명한 방향설정으로 대안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신중히 고민할 때”라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