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를 주시는 예수님과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현재의 교회에 부임하기 전 교회에서 1999년에 출고된 중고차를 100만 원에 이웃사람에게 구입해 몰고 다녔다. 1년 반이 지난 후 광천교회에 부임해서도 김천 시내에서 가장 헌차로 보이는 17년이 된 그 중고차를 끌고 심방을 열심히 다녔다.

아픈 환자의 가정, 연세가 높으셔서 교회 출입을 못하시는 성도의 가정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심방했다. 교회 바로 옆에는 우리 교회 장로님의 포도밭이 있다. 나는 설교 때 장로님의 포도는 찬송과 기도, 설교를 듣고 자랐으므로 전국 최고의 포도라고 했다. 실제로 장로님의 포도는 맛이 매우 좋기로 소문났다. 장로님은 포도가 익어가자 새의 침입을 막기 위해 포도밭 600평을 망사로 막으셨다.

장로님의 차가 교회 마당에 서 있으면 장로님이 포도밭에 오신 것이므로 장로님이 목 마르실 것으로 생각해 시원한 음료수를 가지고 포도밭에 들어가니 비둘기 두 마리가 기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가 그 비둘기를 이리저리 몰아붙이니 그 새가 바로 내 머리 위를 지나가려 했다. 나는 그 새를 탁구 치는 실력으로 잽싸게 낚아챘다. 내가 날아가는 새를 잡은 것이다.

장로님께 잡은 새를 보여 주니 장로님은 무척 놀라셨다. 장로님과 사모가 비둘기를 놓아 주라 해서 교회 뒤에서 산으로 날려 보냈다. 이튿날 교회 옆 밭에서 일하시는 장로님께 이번에는 시원한 수박을 대접하려고 들어갔더니 이번에는 비둘기가 아닌 다른 새 두 마리가 푸드덕 거리고 있었다. 상당히 큰 새였다. 나는 그 새를 몰아붙여 어렵지만 한 마리를 또 잡았다. 장로님께 보여 주니 장로님은 또 “기가 막힌 솜씨”라며 놀라워했다.

그 다음날 친정에 온 딸과 손자 그리고 아내와 함께 김천 시내를 나가던 중 차가 갑자기 덜그럭 거리더니 아예 움직이지를 않았다. 너무 오래되어서 수리가 어려울 정도로 고장이 난 것이다. 차를 폐차 시키려고 며칠 간 교회 한쪽 구석에 차를 세워 두었다. 그리고 다시 200∼300만 원으로 중고차를 사려고 계획했다.

그런데 교회 앞을 지나가시던 장로님의 부인인 권사님이 사모에게 차를 왜 차고에 넣어두지 않느냐고 하셔서 “고장이 나 더 탈수 없어 중고차를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로님이 이 말을 들으시고는 “목사님 헌차를 사시면 돈만 계속 들어갑니다. 새 차를 사시지요” 하더니 교회 장로님 두 분과 상의 하시고 또 다른 집사님 몇 분과 상의하신 후 새 차를 사 주기로 하셨다. 나는 사양을 했으나 장로님은 “목사님이 열심히 심방하셔서 더 열심히 심방하시라고 사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로님 두 분과 집사님들은 내가 꿈에만 그리던 최신형 자동차를 계약하시고 세금까지 들여 새 차를 사 주셨다. 나에게는 꿈만 같은 일이었다. 큰 교회도 아니고 성도가 겨우 70명이 채 되지 않는 교회 형편에 너무 황송하고 과분하게 느껴졌다. 한편으로는 많은 어려움을 겪은 나에게 꿈에 그리던 좋은 차를 주셔서 위로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나는 그 이후 장로님이 포도를 따시는 것을 보고 얼음물을 가지고 밭에 들어가니 다시 새가 한 마리 보였다. 새에게 다가가 구석으로 몰아 그 새를 잡아 장로님께 보여 주니 장로님은 나에게 “새 잡는 박사”라고 하시며 “성결신문에 새 잡는 박사로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농담처럼 말했다. 나는 장로님의 말씀에 “장로님, 그렇다면 신문에 한번 내지요”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가 이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교회 옆 포도밭에서 땀 흘려 일하시는 장로님께 시원한 얼음물과 시원한 수박을 가져다드리고 포도농사에 해를 주는 새를 잡고 나니 꿈에도 그리던 그 신형 자동차를 타게 되었다. 이 차를 타고 각 성도의 가정에 심방하기 위해 날아다니는 목사가 되게 해 주신 예수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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