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 논의가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 7대 주요 교단의 교단장 들은 한기총한교연통합추진위(이상 통추위)를 출범시키고 두 기관의 통합을 올해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선언했다.

주요 7개 교단장은 한기총 7·7 개혁정관의 복원과 교단장회의 소속 24개 교단만 통합 총회의 회원으로 인정하는 방법으로 이단문제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우선 각 교단 정기총회에서 양 기관의 통합을 결의하고 10월∼11월 사이 통합정관을 협의해 12월에는 통합총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연합과 일치는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할 기본정신이다. 분열만 거듭해오던 한국교회에 양대 연합기구의 통합 논의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이다. 추락한 한국교회의 턴업과 대사회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 통합은 절실하다. 동성애 대책과 이슬람 문제, 종교인 과세 등 굵직한 사회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양 기구의 통합은 하루가 급하다. 이제 양 기구의 통합으로 오랫동안 지속된 분단과 갈등, 원한과 불신의 시대에 종말을 고하고 화해와 일치, 신뢰와 협력의 시대가 도래하도록 한국교회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러나 선례로 볼 때 양기구의 통합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양 기구 통합은 분열 이후 거듭해서 제안되었으나 흐지부지됐다. 기득권에 집착한 면도 있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과거의 분열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기총·한교연 분열의 단초는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패거리 정치와 불법 금권선거이다. 이런 과오에 대한 진지한 반성과 갱신이 없다면 통합은 의미가 없다. 과거부터 이어져온 문제를 덮어두고 통합만 이뤄지면 자리다툼과 돈선거 등 이전의 추태가 반복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핵분열과 이합 집산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악순환은 이전에 잘못된 것을 그대로 둔 채 눈앞에 결실만 따먹으려는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분열의 원인을 온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면 통합은 그야말로 구호에만 그칠 공산이 크다. 한교연이 분열에 단초가 되었던 금권선거와 패거리 정치에 대한 반성과 이단 문제에 대한 확실한 선 조치 이행을 통합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무엇보다 양 기구가 통합하기 위해서는 한기총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단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 한기총은 본 교단과 예장 통합, 합동 등 주요 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규정된 '다락방전도총회'를 이단에서 해제했고, 그 이후에도 두 번씩이나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런 한기총이  ‘선 통합 후 이단 문제 논의’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선 통합'을 하더라도 '이단 문제'에 동의하지 않는 교단이 있을 것이며 결국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한교연이 ‘선 이단 조치 후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한기총은 이미 임원회에서 이 문제에 대한 전권을 대표회장에게 위임했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단체 명칭 변경을 비롯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을 준비가 돼있다고 피력했다. 그렇다면 이 대표회장은 이단문제를 우선 매듭지어야 한다. 그래야 한교연과 통합도 이룰 수 있고, 통합 기구가 한국교회의 대표성을 지닌 연합기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종교개혁 5백주년을 앞두고 한교연과 한기총은 분열을 반성하고 연합과 일치로 나가야 한다. 명분만 앞세우고 주도권 다툼에 치중한다면 통합은 요원하다. 이제는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의 마음으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를 살리는 상생의 길을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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