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한번 머릿속으로 들어오면 평생 가는 게 ‘이야기’이다. 설교의 핵심 메시지는 기억하지 못해도 설교 중에 들은 예화는 또렷이 기억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이 모든 것이 결국 이야기가 지닌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와 설교의 접맥은 거대한 설교갱신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졌다. 전통적인 설교는 연역적 논리를 바탕으로 한 ‘선포형’ 설교였지만 대중의 주체성이 극대화되고 상하가 아닌 쌍방으로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변경된 현대에 이르러서는 그에 걸맞는 새방식이 요청되었다. 그 결과 나타난 것이 귀납적 설교와 스토리텔링이다.

스토리텔링은 말 그대로 스토리가 있는 본문을 회중에게 그대로 들려줌으로써 지식이 아닌 경험을 전달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고 있다. 종교적 진리란 지적 사유가 아닌 인격적 체험의 대상이라는 것도 이 방식이 내세우는 정당성이다. 특히 예수님이 타고난 스토리텔러였음을 감안한다면 이 방식은 예수님의 설교법에 매우 가까운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은 단순히 이야기를 들려주는 단순 스토리텔링, 한 인물을 중심으로 그 인물과 관련된 성경들을 모아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내는 스토리진행, 본문으로부터 시작하여 상황이나 다른 본문으로 빠져나가는 스토리유예, 일상적인 삶에서 시작하여 본문의 이야기로 들어가는 스토리보류, 그리고 스토리 없는 본문을 스토리텔링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 고안된 스토리전환 등 많은 방식들이 개발되어 왔다.

스토리텔링을 능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야기의 무대를 재건해야 하며 상상력이 필요하다. 또 설교자는 이야기속에서 갈등과 해결을 추출하고 그것들이 가지는 의미를 신학적으로 규명해 주어야 한다. 설교 방식이 어떠하든 메시지 없는 설교는 상상할 수 없는데 바로 이 부분이 설교의 핵심 메시지가 된다.

설교자는 또 이야기를 해 나가면서 ‘그때’와 ‘지금’ 사이를 적절하게 왕래해야 한다. 사실 신앙의 연륜이 있는 분들에게 대부분의 성경 이야기는 이미 식상하리만치 노출되어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그때의 이야기가 여전히 오늘에도 동일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하는 것을 과거와 현재의 빈번한 왕래를 통해 입증해 보여야 한다.

본래 스토리텔링은 결론을 열어놓는 모양새를 취한다. 즉 스토리가 끝나는 부분까지 스토리를 진행시키되 결론은 회중 각자에게 맡기는 방식을 취한다. 이것은 각자가 처한 상황의 상이함 그리고 일찍부터 자기 삶에 책임적 훈련이 잘된 서구인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아직도 스토리텔링은 한국 강단에 낯선 방식이다. 그러나 설교자들이여 준비하라! 낯선 것이 낯익게 느껴지는 날은 이미 문밖에서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