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있는 그리스도인의 삶’(데이비드 제레마이드)이란 책에 나오는 두 가지 일화를 소개한다. 어느 날 아시시의 성 프란시스가 수도원의 어느 형제를 데리고 마을에 설교를 하러 가게 되었다. 이 초짜 수사는 프란시스의 수행원으로 뽑혔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큰 길을 지나 여러 샛길과 골목을 돌고 돌아 교외로 빠져 나왔다. 그리고 먼 길을 돌아 다시 수도원 정문에 다다랐다. 수도원에 거의 다 왔을 즈음, 젊은 수사가 프란시스에게 말했다. “선생님, 저희가 마을에 설교하러 가려던 사실을 잊으셨습니까?”
프란시스가 대답했다. “지금 설교하고 왔지 않습니까? 걷는 동안 설교를 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지켜보았습니다. 그들은 아주 자세히 우리 행동을 살폈지요. 아침 설교를 한 셈입니다. 형제님, 우리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설교가 아니라면 설교하러 어딘가에 가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어느 중국 선교사의 이야기이다. 이 선교사님은 신약성경을 중국어로 옮기는 사역을 하고 있었다. 저명한 중국인 학자의 도움을 받아 번역하고 있었다. 이 현지인은 기독교를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는 유학자였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성경 본문을 번역해 나갔다. 그렇게 한 주가 가고, 한 달이 가고, 여러 달이 흘렀다. 작업이 거의 끝날 무렵 선교사는 중국인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함께 신약성경을 번역해 오면서 기독교에 감동받으신 내용은 없습니까? 그리스도인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던가요?”
이 유학자는 “물론입니다. 기독교는 꽤 매력이 있더군요. 제가 지금까지 공부해 온 모든 학문 중에서 가장 훌륭한 윤리 체계를 보여 주는 종교입니다. 만약 그리스도인을 직접 만난다면 저도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단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자 선교사님이 큰 소리로 말했다. “제가 바로 그리스도인입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십시오. 제가 신약성경에서 이해한 바로는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이지요. 그리고 예수님도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리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그리스도인이라니 말도 안 돼요. 선교사님이 남을 험담하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당신네 신약 성경은 하나님이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해 주신다고 말합니다. 선교사님은 그분을 신뢰하지 않으시는 것 같더군요. 매사에 걱정과 근심뿐이고 후원금이 하루만 늦어져도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선생님이 그리스도인일 리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그리스도인을 만나 본다면 저도 그리스도인이 되고 싶어질 것입니다.”
이 말에 선교사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하나님께 회개했다고 한다. 그리고 학자에게 용서를 구했다. 선교사가 얼마나 깊이 참회를 했던지 나중에 유학자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 결국에는 저도 진짜 그리스도인을 본 것 같네요.”
이 모습이 오늘 저의 모습이요, 우리의 모습이요, 한국 그리스도인의 적나라한 모습인지 모르겠다. “그러므로 너희는 죄가 너희 죽을 몸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여 몸의 사욕에 순종하지 말고 또한 너희 지체를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오직 너희 자신을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자 같이 하나님께 드리며 너희 지체를 의의 무기로 하나님께 드리라”(롬 6:12~13) “너희는 우리의 편지라 우리 마음에 썼고 뭇 사람이 알고 읽는 바라”(고후 3:2)
우리가 하는 행동과 말은 매일 같이 주변에 복음서의 한 장을 쓰고 있는 것과 같다. 우리가 불성실하든 아니면 성실하며 충성스럽든 진실한 모습들을 그들은 읽는다. 우리는 세상을 향해 보낸 하나님 나라 대표 선수인 것이다. 대사인 것이다. 우리 교회의 대표선수인 것이다. 혹 힘든 상황 가운데 계신 분이 있는가?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야 한다. 당신이 일어난다면 당신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도전을 받을 것이며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일어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