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교회, 노숙인 토요무료 급식 진행
“We are here for you” … 꾸준한 섬김

엘에이 북쪽 밴 나이스(Van Nuys)에 있는 제일교회(남성천 목사)는 작지만 따뜻한 노숙인 사역을 꾸준하게 벌이고 있다.

제일교회는 토요일에 노숙인들에게 예수의 이름으로 아침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현지인 교회의 시설을 일부 빌려 쓰는 형편이지만 3년 째 노숙인 밥퍼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토요일 새벽예배 후 인근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마시며 교제를 나누다가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뜻 깊은 일을 실천하기 위해 노숙인에게 아침식사를 챙겨주는 사역에 나서게 됐다. 하나님의 마음을 나눔으로써 그리스도가 삶의 소망이심을 전하기 위해서이다.

처음에는 매주 길거리로 나가서 굶주린 노숙인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했다. 엘에이는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의 비율이 가장 높은 대 도시 중 하나이지만 거리를 방황하는 노숙인도 많았다. 노숙인이 점점 늘어나면서 올해부터는 배식 장소를 지금의 교회 식당으로 옮겼다. 적은 인원이 음식을 준비하고 포장하고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지인 교회의 따가운 눈총도 있었지만 “We are here for you(우리는 당신을 위해 여기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노숙인을 향해 마음을 활짝 열었다.

매주 토요일에 하던 급식 봉사는 이제 둘째주, 넷째주, 다섯째 토요일에만 실시한다. 인근에 있는 다른 한인교회가 첫째 주와 셋째 주에 같은 봉사를 하고 있어 서로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지난 7월 30일 토요일에도 어김없이 노숙인 사역이 진행됐다, 새벽 예배를 마치자 남성천 목사와 김은혜 사모 등 봉사자 5명은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아침 식사 준비에 들어갔다. 빠른 손놀림으로 팬 케이크와 베이컨을 굽고 감자튀김과 계란 후라이도 만들었다. 커피와 레몬티도 준비했다. 그 사이 남 목사는 의자를 옮기고 상을 차렸다. 인원은 적었지만 손발이 척척 맞았다. 

오전 7시가 가까워지자 노숙인들이 한 두명씩 교회당을 찾았다. 시큼한 냄새가 났다. 남성천 목사가 ‘브라더’라고 부르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축복 기도하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노숙인 형제에게 대접했다. 식사하기엔 다소 이른 시간이었지만 어느새 20명이 교회당을 찾아왔다. 식사는 원하면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고, 또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눈치를 주거나 불편함을 느끼면 발길을 끊기 때문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두 세 번 접시를 비우는 노숙인도 있었고, 식사 후에 피아노를 치고 노래 부르며 여유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다. 식사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그렇게 표시하는 것 같았다.

노숙인들의 식사는 8시 경에 끝이 났다. 곧바로 설거지와 청소가 이어졌다. 노숙인을 꺼리는 현지인 성도들이 있기 때문에 뒷정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청소를 하는 사이에 2명의 노숙자들이 뒤늦게 찾아왔다가 그냥 돌아갔다. 남 목사는 미안해하며 “다음에는 7시까지 오라”고 말했다. 한 사람이라도 더 주지 못하는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현지인교회에서 다른 성도들이 오기 전인 8시까지만 식사를 허용했기 때문에 이렇게 그냥 돌아가는 노숙인들이 종종 있다.

노숙인 급식 사역에 앞장서고 있는 허미옥 집사는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힘은 들어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티셔츠 앞에 새겨진 ‘We are here for you’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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