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다. 휴가는 지친 마음과 육체를 재충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되풀이되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그 자체로 자유를 누리고 삶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하나님도 6일간 천지를 창조하시고 하루를 쉬셨다. 하나님은 일곱째 날의 쉼을 통해 엿새간 일한 것을 되돌아보시면서 기뻐하셨다.

하나님께서는 휴식을 통해 사람들이 열심히 일한 뒤 갖는 쉼의 가치와 의미를 가르치셨다. 휴식이 소모적이거나 소비하는 일이 아니라 창조 사업의 한 과정임을 분명하게 일러주신 것이다. 그래서 휴가를 즐긴다는 것은 레크리에이션(Recreation, 회복·재창조)의 기능을 가져야 한다. 그리스도인의 휴식은 삶의 재충전이자 재창조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창조가 이뤄지는 휴식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의 과정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휴가는 단순히 놀고 즐기는 것에만 몰두하는 시간이 아니다.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반성도 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구상하는 것도 의미 있게 휴가를 보내는 일이다. 또 쉼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고 어긋난 부분이 있다면 회복을 이뤄야 한다.

휴가 기간에 자신의 신앙 상태를 재점검하고 쉼과 함께 말씀을 묵상하고 조용히 기도하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다. 더위로 지치고, 휴가철을 맞아 들떠 있는 마음은 자칫 우리들의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신앙생활에 소홀함이 없도록 스스로를 다질 필요가 있다.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정화함으로써 참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신앙 수련회나 기도원 등에서 신앙 성숙을 위한 기도회나 수련에 참여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수양회나 수련회 등을 통해서도 쉼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최고의 쉼이란 수고하고 무거운 모든 짐을 지고 주님께로 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 교우들과 함께하는 신앙 수련회에서는 공동체의 의미를 느끼고 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는 하나님 나라의 힘을 채움 받을 수 있다. 

재창조가 이뤄지는 휴가는 또한 우리 자신과 타인들에게 유익을 주어야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나보다 누군가를 향한 배려로 깊은 쉼을 누리자는 말이다. 최근에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여름성경학교와 캠프에서 교사로 봉사하고 각종 봉사활동에 자원봉사자로 나서는 성도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하고 즐기는 휴가보다 땀 흘리는 봉사에서 더 풍성한 휴식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들의 고귀한 헌신과 희생은 육체적 쉼보다 정신적인 보람이나 영적인 열매를 더 만족스럽게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기독인의 바람직한 휴가상이다.

마지막으로 휴가가 신앙 재충전의 기회가 되려면 신앙인으로서의 의무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휴가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투자이지만 신앙과의 단절을 초래해서는 쉼의 참다운 의미를 살려나갈 수 없다. 휴가를 떠나서도 기독교 유적지를 순례하거나 주일예배만은 빠지지 않는 신앙 자세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전국 피서지 인근 교회들마다 거의 대부분 피서객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두고 있다. 뜻만 있다면 얼마든지 신앙생활의 리듬을 잃지 않고 휴가를 보낼 수 있다.

바쁜 일상의 현대인에게 휴가는 반드시 있어야 하고 휴가는 반드시 쉼이 동반되어야 한다. 그러나 휴식만으로 진정한 쉼을 누리지 못한다. 휴가는 쉼의 신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주님과의 만남이 있고, 재충전과 재창조를    맛 봄으로써 의미를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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