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곤 목사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의 제자 요한은 예수님의 첫 번째 표적(기적)을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갈릴리 가나에서 있었던 한 혼례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셨던 기적 말입니다.

그런데 이 놀라운 표적은 예수님만의 단독(?) 작품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 표적에는 적어도 어머니 마리아와 그리고 그곳에 있었던 하인들이라는 공모자(?)들이 있었습니다.

혼례 잔치에 가장 중요한 음식인 포도주가 떨어지자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는 아들 예수에게 이 문제를 알립니다. 그냥 없다는 사실을 알리거나 아니면 심부름을 시키기 위한 것이 아님을 그 다음에 이어지는 예수님과 마리아와의 대화를 통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예수님께서는 아직 ‘내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하시면서도, 어머니의 요청에 ‘그 때’를 앞당기는 은혜를 베푸십니다.

그로인해 물이 양질의 포도주가 되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고 혼례 잔치는 더 풍성하고 즐거운 잔치가 되었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표적(기적)을 이끌어 내는 데에는 특히 어머니 마리아의 공이 컸습니다. 그렇다면 기적을 일으키는, 기적을 앞당기는 마리아의 방법은 무엇이었을까요?

‘그 때’를 향한 기대감
첫째, ‘그 때’에 대한 기대감입니다. 그것은 소망이며 믿음입니다. 일찍이 아들 예수의 남다른 출산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였기에 ‘그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냥 막연히 기다린 것이 아니라 사모하며 늘 오늘, 지금, 이 시간이 그 때가 되기를 소망했던 것입니다.

이 날도 혹시 ‘그 때’가 오늘이 아닐까 생각하며, 또 오늘이기를 소망하며 예수님에게 부탁을 했던 것입니다. 결국 그 마음이 예수님의 ‘그 때’를 앞당긴 것입니다.

‘그 일’에 대한 열린 마음
둘째, ‘그 일’에 대한 열린 마음입니다.

마리아는 예수님의 능력과 기적을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방법으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원하는 방법이 아니라 주님이 원하시는 방법을 기대하고 그것에 마음을 열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마리아는 하인들에게 ‘(예수가)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그대로 하라’고 일러 줍니다.

응답의 길은 주님께 있습니다. 내가 제시한 방법대로가 아니라 내 예상을 뛰어넘기에 기적이 아니겠습니까?

마리아는 오늘 이 시간 기적이 일어날지는 몰랐습니다. 또 어떻게 일어날지도 몰랐습니다. 기대는 했지만 알 수는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기대하며 소망하는 믿음이 있기에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 믿음이 ‘그 때’를 앞당긴 것이고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그 일’(기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기대하며 소망하는 믿음
왜 오늘 우리들에게 기적이 일어나지 않습니까? 기적의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 아니라 혹시 우리에게 이런 마리아와 같은 믿음이 없기 때문은 아닙니까?

기적은 오늘도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주님의 임재와 함께 ‘그 때’와 ‘그 일’을 기대하는 자에게 주시는 주님의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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