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신 장로
저는 서울특별시립 용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어르신들에게 ‘피프티 페이머스 스토리(Fifty Famous Stories)’란 책을 강의하고 있던 중 그레이스 달링(Grace Darling)이라는 소녀의 고귀한 행동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등대지기여서 자연히 아버지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는데 어느 날 폭풍우가 몹시 강하게 불어 배 한 척이 암초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게 되어 난파선이 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레이스는 난파된 배에 있는 선원들을 구하러 가자고 아버지를 간절히 설득했습니다.

결국 처음에는 너무 위험해 갈 수 없다고 하던 아버지는 딸의 성화에 못 이겨 구명정을 저어 그야말로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그 선원들을 무사히 등대로 데리고 와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여 각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 후 수십 년이 흘러 소녀는 할머니가 되어 하늘나라로 가게 되어 바닷가 어느 작은 교회 묘지에 잠든 후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묘지를 찾아 그레이스 달링의 용감한 행동을 기리고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많이 불려진 ‘등대지기’란 노래를 불러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딸에게 한글악보와 영어악보를 찾아 달라고 부탁하여 한글악보는 찾았으나 영어악보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세계명곡집도 찾아 봤으나 허탕을 치고 고민에 빠져 들었습니다.

그러던 차 영국 옥스포드의 어느 선교신학대학원장으로 있는 조카 마원석 박사가 한국에 출장을 왔기에 제 고충을 설명하고 영국에 가서 어느 초등학교 교사에게 “The Lighthouse Keeper”라고 하는 노래의 가사를 물어 알려 달라고 부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마 목사는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고 먼저 국내 인터넷을 찾아 Bell47G님이 쓰신 긴 논문 「“동요 등대지기”의 원곡, 19세기 미국의 찬송가 “The Golden Rule”」을 찾아 저에게 보내 주어서 참으로 고마워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이 논문에서, 40년 동안 그 원곡을 찾아 헤매었다는 고백을 읽고 이런 분의 노력의 열매를 제가 따먹을 수 있게 되어 너무나 감격하고 감사했습니다.

이 황금률(The Golden Rule)의 작사자는 짐머맨(I. J. Zimmerman)입니다. 작곡자는 윌리스(Richard Storrs Willis)라는 설이 있으나 확실한 근거는 없다고 합니다. 황금률은 예수님의 “너희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말씀으로서 앞서 소개드린, 난파된 사람들을 기꺼이 구출하였던 그레이스 달링이야말로 예수님의 이 말씀에 순종했다고 할 수 있으며, 황금률이 ‘이론’이라면 그레이스의 행동은 ‘실제’가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비록 황금률이란 영어 찬송가는 등대지기로 바뀌어 작사됐으나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을 실천으로 구현하겠다고 한 일본의 작사가 카스 요시오(勝承夫)의 깊은 뜻을 높이 평가하며 우리말 가사도 이 일본 작사자의 가사를 그대로 번역하여 부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어르신들과 함께 황금률이란 찬송과 등대지기를 마음껏 부르게 되어 큰 감사를 드립니다.

황금률 찬송은 4절로 돼 있는데 두 절만 서툰 번역으로 살펴 보겠습니다.

1절 황금률, 황금률, 내가 지킬 말씀이네/온 세상이 이를 지키면 얼마나 좋으리, 2절 아버지와 어머니는 우리를 보호하네/형제 자매 사랑하고 스승과 벗도 사랑하리

후렴 황금률, 황금률, 내가 지킬 말씀이네/대접받기 원하면 대접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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