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와 나라 위해 목숨을 바치니/그 정성 영원히 조국을 지키네/조국의 산하의 용사를 잠재우소서/임들은 불멸하는 민족혼의 상징/날이 갈수록 아아 그 충성 새로워라.”

이 노래를 부르노라면 어딘지 모르게 가슴이 저미다 못해 아파오곤 합니다. 유월, 이 유월은 누가 뭐래도 우리 민족에게는 건너뛰고 싶도록 참으로 가슴 아픈 달입니다. 6월이 오면 우리는 우선 동족상잔의 피눈물 났던 6·25전쟁에서 무수한 총탄과 포화 속에서 오늘의 우리들에게 찬란한 햇빛과 푸른 하늘에 활기찬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신 순국선열들을 기억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금도 가슴을 저리게 하는 글이 있기에 되뇌어 보고자 합니다. 어느 따님의 글입니다.

‘나에겐 해마다 6월 6일이면 대문 앞에 조기를 달아야만 하루가 시작되는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날은 조용히 하루를 지내야 했었던 날이다. 해마다 유월이 오면 벌써 옛 이야기가 되어버린 해 묵은 기억들이지만 나에겐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남겼던 뼈저린 상처들이 아직도 아버지의 추억담으로 생생하다.

군화 속에 그득히 고인 정의로 얼룩진 혈(血)의 거룩함, 자신도 모르게 어디론가 날아 가버린 한 팔의 외로움, 여기 저기 찢기어 날아간 그분의 육체 조각들, 그 분이 내게 유일하게 남겨주셨던 조국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지금도 내 눈에 영화처럼 펼쳐져 간다.

어린 날 앞에 두고 전쟁의 아픔을 이야기 해주시던, 나라 위해 피 흘리고, 상처입고, 공을 세우셨던 자랑스러운 나의 아버지. 그 분의 고통은 누구도 보상할 수도 대신할 수도 없었다. 조국 분단에 찢긴 상처 남겨진 여운의 자욱들. 부모와 자식이. 형과 아우가 서로 가슴을 겨냥하며 싸늘한 총신을 들이대야 했던 심신의 상처로 비극이 발생했던 지난 세월들. 어떤 기약도 없이 한 민족의 분단이 되어져 국가와 민족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소중한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쳐야 했던, 아리따운 젊음을 나라를 위해 희생하며 사라져간 그분을 사랑한다. 어느 누구보다 더 존경한다. 이젠 역사의 뒤안길로 서서히 사라져 간 그때의 18세 소년병 나의 아버지. 세월은 강물처럼 도도히 흘러 그 시간들에 이제 의미를 두지 않는다. 지금은 차디찬 땅속에 그 이름 석자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참으로 또다시 가슴을 시리게 합니다. 세상에 죽음이 두렵지 않을 이 어디 있으리오. 제 목숨 아깝지 않을 이가 누가 또 있으리오. 총탄이 비 오듯 쏟아지고 주검들이 언덕을 이루어 가던 그 참혹한 전장 속을 오로지 조국을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적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호국 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기려 보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모윤숙 님의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라는 제하의 시(詩)가 더욱 가슴을 저미어오게 합니다. 지은이가 광주 산곡을 헤매이다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나 쓴 시입니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중략)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이제 세월따라 생각도 바뀌고 현실의 세계도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 바뀌지 않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작은 땅의 우리나라가 타의에 의해서 남과 북으로 갈라져 동족끼리 비극을 만들며 수많은 피를 흘리고, 재산과 목숨을 잃고 이산가족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세계 속의 단 한 곳 유일하게 우리 지도만 나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를 지극히 사랑하여 주셔서 우리의 마음엔 호국보훈이란 싹을 심어주셨습니다. 우리는 기도로 우리의 마음을 잘 가꿔 호국보훈이란 꽃이 더욱 활짝 필수 있도록 만들어 내어야 합니다. 뜨거운 호국보훈의 정신이 우리 후손들의 가슴 가슴마다에 영원무궁토록 꽃피어 갈 때 우리 사회는 더 건강해질 것이며 하나님이 기뻐하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