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사람이 강 이편 기슭에 서 있었다. 그가 서 있는 자리가 위험하기도 했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강 저편으로 반드시 건너가야만 했었다. 매우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건널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한참을 곰곰이 궁리하다가 자신의 머리를 주먹으로 툭 쳤다. 마음이 조급함에 쫓기니까 눈에 들어오는 것도 보지를 못하는 군 하고 자신의 공부가 모자람을 한탄하였다.

▨… 그가 본 것은 커다란 통나무였다. 그 통나무는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 그는 자신이 그것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것을 뗏목으로 만들어 그 사람은 그 통나무 위에 자신의 몸을 실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 통나무 뗏목 덕택에 강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강을 건넜다는 사실이 너무도 고마워 그는 그 뗏목을 버리지 못하고 등에 짊어지기로 하였다. 그리고는 이 뗏목을 평생 짊어지고 살리라고 결심했다.

▨… 뗏목을 지고 평생을 살리라는 결심을 감사할 줄 아는 판단이라고 긍정해줄 사람이 오늘의 시대에도 있을까. 아니, 그의 결심을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것으로 긍정해줄 수 있을까? 사도바울식으로 표현한다면 어렸을 때에는 말하는 것이, 깨닫는 것이, 생각하는 것이 어린아이와 같았을지라도 장성해서는 어린아이의 일을 버려야(고전 13:11)하는 것 아닌가.

▨…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우리가 짊어져야할 짐은 무엇이고 벗어버려야할 짐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곰곰이 따져보자. 뗏목을 평생 짊어지고 살겠다는 결심이 현자의 깨달음일 수가 없다면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이기 위해서 반드시 져야할 짐은 무엇이고 내려놓아야할 짐은 무엇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깨달음은 우리에게 있는지를 물어야 할 것이다. 해야할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을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 또한 꼴불견 아니겠는가.

▨… 새해에는 목사, 장로 부총회장 양쪽이 모두 치열한 선거전을 치루어야할 모양이다. 차기, 차차기에는 더 치열해질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총회장, 부총회장이란 직함이 하나님의 종들이 엉뚱하게 짊어지는 뗏목은 아닐까. 총회장, 부총회장이란 직제가 우리 교단이 짊어지고 있는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란 뗏목은 아닐까. 교단 창립 2세기에 도무지 어울리지 않음에 계속 고집하는 뗏목은 없는 것인지 물어볼 때가 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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