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전한 것만 남는다

설교만 하면 회중들이 졸거나 딴전을 피워 곤혹스러워 하는 한 설교자가 있었다. 이 설교자는 우연히 영국의 위대한 배우, 맥레디를 만나게 되어 자신의 설교를 한탄하며 이 위대한 배우에게 ‘당신은 어떻게 허구로 그 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냐’고 물었다. 그 배우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야 아주 간단합니다. 나는 허구를 진실처럼 전하지만 당신은 진실을 허구인양 전하기 때문입니다.”

진지함과 열정은 위대한 설교자들의 설교의 표지이며 설교의 승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스펄전은 아무런 감동이나 열정이 없는 냉랭한 설교에 관해 “마치 눈보라 속이나 얼음집에 앉아있는 것처럼 명료하나 차가우며, 논리적이나 죽은 것처럼 느껴지는 그런 설교를 듣는 것은 몸서리쳐지는 일”이라고 한탄하였다.

영국의 위대한 설교자, 마틴 로이드 존스는 언젠가 웨일즈의 유명한 한 노설교자의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노설교자는 어느 집회에서 두 설교자의 설교를 연속적으로 듣게 되었는데, 첫 번째 설교자의 설교가 끝나자 이렇게 이야기 했다. “빛만 있지, 열은 없군” 그리고 계속해서 열정적인 두 번째 설교자의 설교를 듣고는 “열만 있지, 빛은 없군”이라고 말하였다.

로이드 존스는 이 이야기를 통하여 참된 설교는 언제나 진리의 빛과 불꽃같은 열정의 조합임을 강조한다. 뜨거움이 없는 빛은 어떤 사람도 감동시키지 못하며 빛없는 열정은 그저 일시적인 흥분만 일으킬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실한 성경연구와 진리에 불타는 선포는 참된 설교를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다소 길지만 오래전 무명의 한 설교자의 이야기는 분주함으로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 현대의 모든 설교자들이 기억할 가치가 있다. ‘황금의 입’이라는 별명을 가진 위대한 설교자, 크리소스톰(J. Chrysostom)이 주교로 있을 때 자신이 관할하는 교구 가운데 한 외딴 곳을 방문했다, 그곳은 워낙 외진 곳인데다가 오랫동안 사제가 없어 어려움이 많은 곳이었다. 그래서 크리스소톰은 그 곳에 살고 있는 믿음이 좋은 한 농부를 뽑아 교육을 시킨 다음 그곳 사제로 세우고 돌아왔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플에 돌아 온 크리소스톰은 마음이 불안했다. “내가 자격도 없는 사람을 사제로 앉힌 게 아닌가?” 그래서 그는 몰래 그곳에 가서 예배에 참석해 보기로 했다. 그는 기둥 뒤에 숨어 이 농부 사제가 어떻게 예배를 인도하는가를 살폈다. 그런데 그 농부 사제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이 흘러 나왔다. 크리소스톰은 그토록 간절히 기도를 드리는 사제를 여태까지 본 적이 없었다. 짧은 설교를 하는 동안 농부 사제의 얼굴은 열정적으로 빛났고, 그의 한 마디 한 마디가 회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예배가 끝나자 크리소스톰은 제단 앞으로 나아가 이 농부 사제에게 축복해 달라고 무릎을 꿇었다. 그 농부 사제는 무릎 꿇고 있는 사람이 바로 주교인 것을 알자 깜짝 놀랐다. “주교님께서 저를 축복해 주셔야 할텐데 어찌 저에게 축복해 달라고 하십니까?” 그러자 크리소스톰이 대답했다. “나를 축복해 주시오. 나는 당신처럼 그렇게 뜨거운 불과 사랑을 가슴에 안고 예배드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소.” 그러자 그 농부 사제는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주교님, 다른 식으로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도 있단 말씀인가요?”

우리의 가슴에 불이 식지 않도록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의 불꽃을 통해 영혼의 불을 지피자. 그리고 그 불꽃이 더욱 힘있게 일어나도록 묵상과 기도의 바람을 공급하자. 그 때에 그 불꽃은 강단에서 회중석으로 흘러 번질 것이며, 그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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