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세에도 멈추지 않는 찬양 열정, 정경희 권사(역촌교회)

기획 - 실버 청춘이 달린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건강한 노인상의 기준도 점차 바뀌고 있다. ‘이 나이에 내가 어떻게…’ 하는 식의 고정 관념을 떨쳐버리고 과감한 도전 의식과 뜨거운 열정으로 젊은이들 못 지 않게 하나님 나라를 위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크리스천 시니어들이 늘고 있다. 하나님의 일에 은퇴란 없기 때문이다. 이런 노인들에게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신앙심을 바탕으로 젊은이 못지않게 자신의 꿈을 활발히 펼치는 ‘크리스천 실버 청춘’을 소개한다.

꼿꼿한 허리,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고운 매무새. 정경희 권사(역촌교회·사진)는 최근에 심근경색을 앓았던 88세 노(老)권사라고 하기엔 너무도 활기찬 모습이었다.

“그래도 오늘 찬양하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어요. 살려주셨으니 감사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해야지요.”

찬양만 부르면 기운이 솟아난다는 정 권사는 많은 나이에도 여전히 현역이라는 자부심이 크다. 무엇보다 “찬양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렇게 찬양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정경희 권사의 주일은 새벽 4시 30분부터 시작된다. 일찍 일어나 옷도 손질하고 머리 매무새도 정갈하게 가다듬고 교회로 출발한다. 하나님 앞에서 찬양을 하는데 최고로 예쁜 모습으로 나와야 한다는 철칙 때문이다. 정 권사는 “젊은 분들하고 같이 성가대에 서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권사가 처음 성가대에 선 것은 여고생 때였다. 처음에는 그저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지만, 48세 때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성가대는 정 권사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어주었다.

“남편이 돌아가시고 사남매를 혼자 힘으로 키우면서 어려운 일도 정말 많았지만 성가대 연습을 빠진 적은 없어요. 내가 영적으로 건강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찬양의 힘이에요.”

 

걱정근심이 가득하다가도 찬양만 하면 걱정이 사라진다는 정 권사는 이렇게 찬양에 힘쓰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니 그만큼 은혜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찬양이란 “살면서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정 권사. 그가 가장 좋아하는 찬양은 ‘태산을 넘어 험곡에 가도’로 시작되는 445장 찬송이다. 정 권사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불렀던 찬양이다. 그 모습을 보고서 정 권사도 ‘죽는 순간까지 나도 어머니처럼 찬양을 해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인생을 그린 찬양 같지 않아요? 앞으로의 일을 우리는 모르지만 하나님을 의지하고 나가야 한다는 걸 배우게 되는 찬양이라 너무 감사합니다.”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현역으로 살아가는 정경희 권사. 예배와 말씀을 향한 사랑, 그리고 찬양을 향한 순수한 열정이 바로 정 권사의 영원한 청춘의 비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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