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마치려는 결심성탄절 예배와 행사에 정성을 쏟다보니 어느덧 한해가 저물어 간다.
세모(歲暮)를 맞는 사람들의 마음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세월이 덧없이 빠름에 대한 초조함과 한탄이고, 또 하나는 지난 한해의 세월이 다사다난(多事多難)했지만 별로 의미 있게 보낸 시간이 없었다는 사실을 느끼고 새삼스럽게 놀란다는 것이다.
우리의 지난 한해는 그 어느 때보다 피곤하고 고달팠다. 신년벽두는 국가의 ‘경제살리기’라는 명제로 출발한 제17대 이명박 대통령에 기대하는 국민의 염원 때문에 희망이 가득 찼었다. 그러나 새로운 청사진을 펼치기도 전 4월부터 광우병반대촛불 시위가 시작되어 야당이 이에 편승하는 바람에 국회개원이 늦었고, 이에 대처하느라 정부가 전정긍긍하는 사이에 미국 뉴욕 월가의 금융파동의 한파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우리가 겪은 10년 전의 IMF 때보다 더욱 어렵다. IMF가 국내용이었다면 오늘의 경제위기는 전 세계적이어서 인류가 함께 앓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그 고통이 심각하다. 전문가들의 진단이 적어도 2년이 지속된다고 하니 앞길이 막막하다.
더구나 수출이 80% 이상을 차지한 산업체제인 우리의 시장경제는 수출의 길이 막혀 수출생산 공장의 가동을 일부 중단하자, 이에 잇대어 있던 중소기업들이 속속 문을 닫고, 큰 회사마다 구제책으로 인원 구조조정을 단행함으로 소위 이태백과 사오정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이 추운 겨울에 노숙자들이 나날이 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 교회는 어떤가. 미자립 교회는 나날이 폐쇄되고, 자립교회도 90%에 가까운 교회들이 예산의 미달로 마이너스 예산을 편성하는 등 비상시기이다. 그럼에도 교회는 사회의 빛으로 경제위기에 고난을 당하는 민족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원한 대책은커녕, 모 교단에 감독회장이 두 사람이나 선출되어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느라 사회언론의 지탄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세모를 맞은 성도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로, 경제위기 속에서도 긍휼을 잊지 않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 지난 1년 동안 약 26만 명이 이르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 그 중에서 각종 불의의 시고로 사망한 자가 1만 5천 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이런 불안한 세상에서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께서 원하신 뜻을 따라 살 것을 다짐해야 한다.
둘째로, 그동안 우리가 주님이 원하신 뜻을 따라 살았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회개해야 한다. 성도는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는 새 이름을 부여 받은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동안 어둠의 자식으로 살지 않았는지, 또한 자기의 주장과 영광을 위해 남을 비난하고 불화하며 배려하지 못한 이기적 삶을 살지 않았는지 반성해야 한다.
더구나 우리는 성결인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성결은 가장 고귀한 은혜요, 성결인은 모든 성도들의 최고의 목표이다. 이 목표에 도달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항상 기뻐하고 쉬지 말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는’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렇지 못한 삶을 철저히 회개하고 은혜를 받자. 끝이 좋아야 모든 것이 좋다. 이 해를 아름답게 마치려는 자, 하나님께 엎드려 회개하자! 그리고 새로운 은혜의 해를 맞으러 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