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은 기독교 교회가 가장 크게 기념하는 절기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건을 기리는 날이다. 이 놀라운 사건으로 인해 인류역사는 새롭게 시작됐다. 예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의 첫 열매가 되셨으므로 그분을 구주로 믿는 모든 사람은 천국의 소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분명한 것은 부활의 기쁨이 저절로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사망 권세와 죄악, 절망을 이기고 부활하셨다는 것이다. 수난의 고통, 십자가의 죽음을 깨뜨리고 다시 살아나신 그 사건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려고 죽음을 감당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신 엄청난 사건을 성서와 역사가 증언하고 있음을 모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명심해야 한다.

하지만 작금의 시대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승리가 무색할 정도로 돈과 권력, 명예 등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맘몬에 길들여져 하나님 말씀을 등한시하고, 탐욕에 눈이 멀어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마저 땅바닥에 팽개쳐버린 상태이다. 개인이기주의와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하고,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은 꺼버린 지 오래이다. 폭력과 살생이 난무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으며, 섬김과 나눔의 실천은 한낱 사치처럼 되어 버렸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교회마저 세속적인 파도에 휩싸여 허우적대고 있다. 누구보다 모범이 되어야할 교회가 온갖 사건 사고의 주범으로 전락해 버렸다.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고, 교회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해 버린다. 한국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한국교회를 향한 희망어린 시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오히려 한국교회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어진다. 안티기독교가 득세하면서 한국교회를 향한 질타의 목소리만 높아질 뿐이다.

때문에 한국교회는 올해의 부활절을 변화와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아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단순히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리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개혁과 갱신으로 거듭나 교회다운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지나가는 것에 매여 영원한 것들을 잊고 있지 않은지, 교회지도자들이 변하는 것들에 사로잡혀 영원불변한 진리를 잊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스도인들이 썩는 것들에 사로잡혀 썩지 아니하는 것들을 소홀히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해 돌진하는 세속적인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야한다.

한국교회가 부활의 본뜻을 새롭게 인식할 때 비로소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한국 사회가 근본적으로 달라 질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이 땅의 교회는 작은 자와 소외된 자를 위해 마음을 열고 다가가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자세로 온몸과 마음을 다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이는 부활의 주님이 주시는 명령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위기에 처한 한국교회가 바른 길로 돌아설 마지막 돌파구일지 모른다.

한국교회가 교권 쟁취를 목적으로 한 이기적 권력집단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을 실천할 마지막 기회를 잃지 않기를 기대한다. 더 이상 교회가 세상에 군림하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개인의 욕망으로 가리우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나 몰라라’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이번 부활절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슬픔이 기쁨으로, 절망이 소망으로, 의심이 확신으로 변하는 믿음의 결단이 나타나는 계기가 되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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