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학원의 독립과 예수 제자공동체 비전

최인식 교수
예수님의 제자로 자임하는 자는 누구든지 한 번쯤 예수님이 중심이 된 제자 공동체, 교회 공동체를 꿈꾸어 보았을 것이다. 교회는 군대나 기업과 같은 조직체가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고전 12:27)으로서 성령의 공동체이다(고전 6:19).

그리스도의 보혈로 한 가족이 되어(막 3:35)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을 이룬 하나님 자녀들의 진리와 사랑의 공동체(고전 12:13)가 교회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지도자가 될 신학생들이 받아야 하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훈련은 예수님을 본 받아 사는 ‘공동체’ 생활이어야 한다.(막 3:14)

공동체 생활을 경험할 수 없는 곳에서는 예수님을 본받아 사는 섬김의 훈련 또한 있을 수 없다. 세상적인 권위를 모두 내려놓고 섬기는 훈련을 통과한 자라야,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오히려 목숨을 내어주면서까지 섬기러 오신’ 예수님(막 10:45)과 같은 좋은 목회자로 성장해 갈 수 있다.

그러므로 교회 지도자 양성을 위해서는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최상의 커리큘럼이요, 또한 공동체 생활 자체가 훌륭한 교과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비전은 이것이다. 사도들과 성도들이 성령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된 오순절 초대교회처럼, 오늘날 예비목회자를 위한 훈련장은 신학생들과 교수들이 한 몸을 이루어 막힘없이 서로 소통하는 성령의 공동체(행 2:44~46)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일반 교육 조직체와 다를 바 없이 되어버린 신학대학원에서 예수의 제자 공동체성을 찾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이다. 이미 학부의 한 과처럼 되어 있어 직간접적으로 교육부 장관의 관리감독 하에 들어가 세상의 논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인 신학교수도 일반대학의 교수들처럼 논문이나 저술과 같은 학문적 업적을 남기는 일에 최우선 순위를 두게 되고, 그 결과 제자들을 위하여 보다 우선적으로 해야 할 영적 공동체의 리더십을 훈련시키는 일은 그 다음의 일이 되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지금이라도 필요한 일은 먼저 교단의 책임 있는 지도자들께서 공동체성 부재의 세속적 교육 시스템에서는 교회 공동체를 섬기는 지도자 양성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가져주시는 일이다. 그리고 공동체에로의 구조개혁을 위해 ‘행정적으로’ 먼저 인프라를 재정비해주시는 일이다. 교육부의 지시를 받으면서 대학을 운영해야 하는 총장 중심의 제도 하에서 신학대학원의 모든 학사 업무가 이루어지고 있는 구조에서 신학대학원을 학부로부터 독립을 시키는 일, 이것이 교단창립 110주년의 중점사업의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 근 40년간 굳어져온 이 틀을 바꾸는 데는 많은 노력과 준비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우리 신학대학원은 예수님의 열두제자 공동체나 오순절 초대교회 공동체와 같이 되도록 하여, 신학교수들이 신학생들과 함께 예수님을 깊이 배우고 본받아, 공동체적 삶을 나누는 훈련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해야한다. 왜냐하면 신학생들이 그러한 공동체 안에서 활동하는 것만 해도 교회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 훈련의 절반은 이미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와 같은 일들이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서 존경하는 교단 총회장님과 총장님께 아래의 두 가지 사항을 제언하는 바이다.

첫번째 서울신학대학교의 학부와 신학대학원을 단계적으로 독립시키는 계획을 수립한다. 그래서 학부는 정부의 대학 교육정책과 공조할 수 있도록 하지만 신학대학원은 총회의 목회자 양성 원칙에 따라 원장의 리더십 하에서 신학생들이 공동체적 환경 안에서 목회자 훈련 그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두번째 학부와 신대원의 독립적인 운영을 위한 기획팀(TFT)을 가능한 대로 조속한 시일 내에 출범시킨다. 그리하여 교단의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는 데 여호수아의 리더십에 따라 우리 모두가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을 정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여호와 닛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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