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학대학교, 부활신앙에 대한 신학접 입장 밝혀

최근에 일어난 부천 여중생 사망사건의 피의자 이 모 목사는 “죽은 딸을 위해 기도하면 부활할 것으로 믿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목회자들은 “극한 상황에서 적은 형량을 받고자 말한 진술일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부활에 대한 신학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신학대학교는 최근 죽은 자의 부활 신앙과 이에 대한 잘못된 적용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최인식 교수를 비롯한 조직신학 및 성서신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자신이 죽인 자의 소생을 위한 기도’는 ‘비성서적이며 무교적 행위와 다를 바 없는 미신’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죽은 자가 살아나는 사건의 본문들을 성경적으로 해석하면서 “인간의 목적을 위한 죽은 자의 소생기도는 비성서적이며 반교리적인 그릇된 신앙행위”라고 밝혔다.

구약에서의 부활사건 이해
구약성서에는 죽은 자를 실제로 살리는 사건이 세 번(왕상 17:17~24; 왕하 4:32~37; 왕하 13:21) 언급된다. 그러나 구약성서에서 죽은 자를 살리는 행위는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위원회는 열왕기상과 열왕기하에서 일어난 사건을 성서신학적으로 해석했다.

이들은 “구약성서에서의 부활은 기독교 신앙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믿는 자의 부활’ 개념이 아니라, ‘죽은 자가 살아남’이라는 아주 단순하고, 초보적인 단계의 부활 개념이다”라고 지적했다.
열왕기상과 열왕기하에는 엘리야와 엘리사가 사르밧 과부의 아들과 수넴 여인의 아들을 살렸고, 다른 시신을 살아나게 했다고 서술되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활 묘사들은 신약성서에서 말하는 믿는 자의 부활 개념(롬 4:17, 24)과는 거리가 멀고,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위원회는 세 사건에 대해 “엘리야와 엘리사의 자발적이고, 의도된 행동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즉 자신들이 ‘하나님의 사람’임을 알리기 위한 자기 변호적인 차원에서 엘리야와 엘리사는 죽은 자를 살렸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위의 해당 본문들은 죽은 자를 살리는 것이 논제의 핵심이 아니라, 엘리야와 엘리사가 ‘하나님의 사람’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죽은 자의 살아남’은 하나님의 사람을 통한 일회적 사건이었다. 죽은 자를 살리는 행위는 오랜 기간을 두고 시행된 기도운동의 결과가 아니었다. 위원회는 “자신의 실수로 사람을 죽이고, 기도하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부활 개념을 구약성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며 “만약 그런 마음으로 부활을 기대했다면, 그것은 비성서적이고 저급한 무속신앙이나 하등종교의 영향에서 기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약에서 이야기하는 부활 의미
기독교 신앙은 예수가 죽음에서 부활하신 것을 믿는 고백이 없이는 결코 불가능하다. 이런 차원에서 신약성서는 부활이 기독교의 핵심임을 증언하며 부활을 제외하면 기독교의 위상과 존재는 위협받게 된다.

그러나 위원회는 “신약성서가 이야기하는 부활과, 죽은 사람의 소생을 위해 기도하는 신앙은 분명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위원회에 따르면 신약성서에서 강조하는 부활의 날은 세상이 새롭게 되어 온 땅이 갱신되는 자유와 희망의 날이며, 하나님이 새롭게 하실 새로운 세상이다. 새로운 세상은 고통, 슬픔, 탄식, 질병을 비롯하여 죽음까지 제거된 그야말로 전혀 다른 세상이다. 그러므로 부활은 하나님이 궁극적으로 이루실 구원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권세에 복속되어 하나님의 자녀로서 종말론적으로 누릴 축복이다.

또한 위원회는 “부활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미 임한 하나님 나라에 탐닉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도래할 하나님 나라의 새 시대를 소망하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신유와 재림 신앙 구분해야
위원회는 “신학적으로 부활이란 모든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에게 있고 인간의 참된 생명이 하나님의 선물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종말론적 사건을 의미한다”며 “우리가 죽은 자가 기도를 통해서 소생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것을 바라는 것이고, 성결교회의 신학적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위원회는 “죽음은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운명으로  죽은 자의 부활은 심판의 날 곧 예수 재림 시에 일어난다”며 “죽은 자의 소생을 기도하는 것은 성서적 가르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병든 자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성서적 가르침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성결교회는 병든 자와 죽은 자를 분명히 구분하며, 병든 자를 위해서는 신유의 신앙으로써, 죽은 자를 위해서는 재림의 신앙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잘못된 가르침이 오도되어 그릇된 성서해석과 기도 행위로 진리의 빛을 가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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