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신학교육과 성결교회의 미래

성결교회 신학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과연 성결교회의 전통이 21세기 한국교회를 이끌고 나갈 수 있는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지도자들은 우리의 전통은 낡은 것이며, 따라서 우리의 전통을 포기하고 새로운 신학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기존 주류 교단의 전통에서 답을 찾으려 한다. 물론 우리는 다른 전통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필자는 우리의 성결전통에서 21세기 신학교육의 답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성결교회를 시작한 동양선교회는 선교의 가장 중요한 정책을 신학교육을 통해서 사역자를 양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장로교나 감리교가 교회 개척과 학교, 병원선교를 병행하는 동안 성결교회는 오직 성서학원을 통해서 능력있는 사역자를 만들어 내는 일에 앞장 서 왔다. 그래서 한국성결교회는 장로교나 감리교에 비해서 월등하게 적은 선교자원을 갖고도 오늘의 교세를 이루었다. 성결교회가 이들 교단에 비해서 교세가 작은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던 자원에 비하면 성결교회는 한국의 여러 교파 가운데서 매우 성공한 교단이다.

첫째로, 성결교회의 신학교육은 우선 성령세례를 통해서 성결한 사역자를 길러내는데 목적을 두고 있었다. 초기 성서학원은 안내서에 “우리는 성령으로 졸업장을 줍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성령사역을 강조하였다. 그 출발점은 바로 성결운동의 성결론이다. 웨슬리 시절부터 온전한 신자가 되는 길은 바로 성령세례를 경험하는 것이라고 가르쳤고, 이것은 목회현장과 신학교육에서 강조되었다.

둘째로 성결교회의 신학교육은 철저한 현장교육이었다. 성결교회 신학교육의 뿌리는 미국의 성서학원 운동이다. 성서학원 운동은 신학교육이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나가서 현장성이 떨어지는 것을 개혁하고자 시작된 신학교육 갱신운동이다. 19세기 말 미국의 무디성서학원으로 대표되는 성서학원운동은 오전에는 성경공부, 오후에는 전도실습, 저녁에는 부흥집회인도로 커리큘럼이 짜여져 있었다. 그리고 학생들을 신학생이라고 부르지 않고 수련생이라고 불렀다. 신학교육의 목적이 신학적인 이론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역을 위한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셋째로 성결교회는 뛰어난 대중성을 갖고 있는 사역자를 양성했다. 한국성결교회가 한국교회에 기여한 가장 중요한 측면은 바로 부흥운동이다. 실제로 장로교와 성결교회의 교세는 약 7대 1의 비율이다. 하지만 1970년대 한국 부흥사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장로교와 성결교회의 부흥사의 비율은 바로 1:1이다. 이것은 한국성결교회가 교세에 비해서 얼마나 많은 부흥사를 배출했는가를 말해 주는 것이다.

성결교회는 이런 좋은 전통을 갖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성결교회의 신학교육은 이루어져야 하는가? 성결교회의 올바른 신학교육을 위해서 우리는 다음 몇 가지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신학교육의 방향을 정하는 일이다. 우선 한국성결교회가 서울신학대학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가가 분명해야 한다. 필자는 성결교회의 사역자 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교단과 신학교가 합의해야 한다.

둘째, 이것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지도자를 선정하는 것이다. 방향이 정해져 있으면 그 다음 과정은 그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지도자를 세우는 일이다. 교단의 방향은 A인데, 지도자가 추구하는 방향은 B라면 그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결교회를 사랑하고, 지금까지 이런 방향을 가지고 노력한 사람을 찾아야 할 것이다.

셋째,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교수이다. 성결교회를 사랑하고, 이런 방향으로 생각이 정립된 사람들을 교수로 초빙해야 할 것이다. 교수 채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어떤 학위를 가졌는가가 아니라 성결교회가 나가야 하는 방향에 동의하는가 하는 점이다. 아울러서 기존의 교수들을 이런 방향에 맞도록 재교육하는 일도 중요할 것이다.

넷째, 교단은 서울신대가 원래의 목적에 합당하도록 나가는지를 평가하고, 이것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현재 교육부는 각종 명목으로 학교를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성결교회는 학교가 서울신대가 원래 나가려고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를 제대로 평가한 적이 있는가? 교수들의 연구업적, 커리큘럼, 학생지도 방향이 이런 방향으로 나가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을 평가하며, 격려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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