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타계한 신영복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글모음을 통해, 감옥은 몹쓸짓을 한 사람들만 가는 곳이란 통념에 젖어 있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가르쳐 주었다. 그 신영복이 그의 마지막 책이 되어버린 ‘담론’에서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조차 그 말을 음미하다보면 어느 결엔가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말을 소개해 주고 있다.

▨… 그에 의하면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떡신자’라는 것이다. “떡신자란 모든 위문품이 있는 종교 집회에 빠짐없이 나타나는 사람입니다. 기천불(기독교, 천주교, 불교) 종합 신자라고도 합니다… 그 종교집회에 바깥 신도들이 위문품 가지고 방문한다는 소문이 돌면 위문품 때문에 너도 나도 참석하려고 기를 씁니다.” 그의 글은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떡신자가 되고 기천불 종합 신자가 되는 것을 누가 비웃을 수 있느냐고 묻는 것 같다.

▨… 신영복 그 자신도 ‘떡신자’, ‘기천불 종합 신자’였음을 담담히 고백하였다. 교도관이 집회 참석자를 뽑기 위해서 참석 이유를 물으면 그의 “18번 핑계는 나는 무기수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종교를 하나 가질 생각이어서 여러 종교 집회에 부지런히 참석하려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예배나 예불보다는 제삿밥에만 눈길이 쏠리는 것 때문에 떡신자로 비난받아야 하느냐고 그는 묻고 싶었던 모양이다.

▨… 이번 주간부터 우리 교단은 지방회 그리고 이어서 총회라는 교회 정치바람에 휩쓸리게 된다. 성령에게 사로잡힌 성결한 사람들이 펼치는 정치판이니 아무리 정치놀음이라 하더라도 다른 교단이나, 세상 정치놀음과는 조금은 그 격이 달라야 할 것이다. ‘4당3락’이라 하던 옛말은 누군가가 악의로 지어낸 말이라고 믿고 싶은 성결인들에게 젯밥에만 눈 먼 지도자라는 말이 가당키나한가.

▨… 어쩌면 ‘젯밥에 눈이 먼다’는 말이 인간의 본성에는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감옥에서 떡신자가 되고 기천불 종합 신자가 되는 것은 마땅히 눈감아 주어야 할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결인의 지도자를 자칭하는 분들이 떡신자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젯밥에만 눈이 멀어 있다면…. 맹자가 말했다. “단 하나라도 의 아닌 일을 하거나 단 한 사람이라도 죄 없는 사람을 죽여 온 세상을 얻는 일은 해서는 안된다.” 목사가 떡신자 꼴이 되어 온 세상을 탐내기야하랴만 지방회장도 총회장도 섬김의 자리임을 행여라도 잊을까 염려되어 하는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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