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종교학회, 불교와 기독교 대화의 장

한국종교학회(회장 박일영 가톨릭대)가 지난 12월 13일 서울대 신양인문학술정보관에서 다종교사회에서의 종교 갈등과 마찰을 극복하기 위한 토론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주목을 끌었다. 
최근 기독교와 불교계의 마찰이 빚어짐에 따라 종교 간의 갈등과 충돌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불교와 기독교, 갈등과 충돌’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종적 교수(금강대)는 부처의 자비의 웃음과 예수의 사랑의 웃음으로 종교간의 갈등과 충돌을 넘어 화해와 이해로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붓다와 예수의 웃음:갈등과 충돌에서 해방이란’ 제목으로 발제한 최 교수는 “예수의 웃음은 하나님을 향한 철저한 자기 성찰과 자기 비움에서 완성된 사랑의 웃음, 해방의 웃음이었으며, 붓다의 웃음은 자비와 해탈의 웃음이다”면서 “기독교와 불교에서 이러한 예수와 붓다의 웃음을 되찾을 수 있다면 종교 간의 갈등과 마찰을 피해 화해와 상생의 길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기 비움과 자기 부정의 웃음을 통해 상대방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입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박명수 교수는 국가의 간섭이 없는 자유로운 종교 간의 경쟁, 즉 종교시장의 자유화가 오히려 다종교사회에서의 종교 간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종교 사회에서의 개신교와 국가권력’에 대해 발제한 박 교수는 “종교는 각자 자신의 교리와 진리를 절대화하기 때문에 종교 간의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마찰과 갈등을 차단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오히려 신앙의 자유와 선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 종교 간의 대립을 줄 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한말의 기독교 박해나 박정희 정권하에서 민족종교의 지원 등 정부의 간섭이 종교 간의 갈등이나 사회적 혼란을 가져온 역사적 사실을 언급하면서 종교정책은 종교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종교가 사회를 통합하거나 다종교가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이 커진다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신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신앙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반 시장에서 공정거래법이 있듯이 다종교 시대에도 각자의 종교가 서로 공정하게 경쟁하면서 대중의 선택을 받는 시장원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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