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은 믿음으로 살리라 (롬 1:17)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는 성경구절은 죄인의 구원과 관련한 영적인 영역에만 국한 되는가? 아니면 육체적인 생명에도 적용되는가? 성결교인은 ‘신유의 은사’를 믿는데, 여호와의 치료하시는 능력은 영과 육에 모두 내리는 은총이 아닌가?

죽음의 문턱에서 방황하는 한 살짜리 아들! 나는 이 질문을 수도 없이 자문자답하였다. 세계적인 명의가 고칠 수 없는 병, 어떤 약도 효과가 없는 병, 아무리 기도해도 조금도 차도가 없는 불치병!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휴지처럼 느껴지는 시간의 냉정한 유혹들!

생후 12개월 만에 나타난 불치의 악성 신장병 (incurable nephrotic syndrome)은 악랄하였다. 몸은 두 배로 부어 처참해 보였다. 호박처럼 부은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하룻 밤에 완전히 다른 몰골이었다. 아들을 진단한 의사는 담담하게 말하였다.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오는데 치료가 불가능합니다. 아기는 죽을 것입니다.”

나는 이 병에 대하여 최고 권위자라는 안들레올리 박사(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병원)를 찾았지만, 그도 같은 진단을 내렸다.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먹여서 부기를 억제할 수는 있지만, 부작용 때문에 몸의 다른 장기들이 망가지니 희망이 없습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히브리대학교 병원의 드러커 박사는, “안드레올리 박사의 진단에 더할 말이 조금도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나는 한국에 와서 아이를 데리고 경희의료원, 이화여대병원, 기타 수 많은 병원들과 의원들을 찾아 다녔다. 모두 “못 고친다”는 소리만 했다. 가는 곳마다,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눈이 멀고, 키가 안 자라고, 두뇌가 바보가 되고, 다른 장기들이 파손되어 열 살이 되기 전에 죽게 될 거라는 소리들이 하나씩 둘씩 추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희망과 용기가 다 사라진, 끊어진 길에서 강력한 죽음의 힘에 눌려 있는데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이미 기도는 수도 없이 했고 진이 마르게 소리쳐 여호와를 불렀잖은가! 아이를 살려 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이를 살려야 하는 나를 지탱해 줄 것도 없었다. 아내와 나는 처절한 고통 속에서 끝 모르는 구렁텅이 속으로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아무리 기도해도 차도가 없으니 기도에 힘이 있을 리 없었다. 그렇지만 기도를 쉬지는 않았다. 그 것 밖엔 할 것이 없었으니까. 배운 것이 그것이었으니까! 어느 날 전광석화같이 다시 나타난 말씀!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그래 이 아이가 무슨 죄를 지어서 죽음을 언도 받았나? 창조주 여호와 하나님이 이 아이를 태어나자마자 죽으라고 보내셨을 리가 있는가? 아이가 믿음으로 부르짖을 수 없다면 아내와 내가 대신 하리라.

드디어 우리는 이 성경구절을 부여잡고, “하나님, 믿음을 주소서! 믿게 하소서!”, “죽을 바에는 차라리 우리가 다 죽어도 좋으니 믿음을 주소서!” 부르짖고 또 부르짖었다. 죽음의 문지방을 넘고 있던 아이의 팔을 잡아 당기며 우리는 하늘을 향하여 매일 절규 하였다. “하나님,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고 했으니 믿음을 주소서!” 많은 친구들이 함께 기도해 주었다.

아이는 살아서 대학을 졸업하고 23살에 결혼을 하고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스테로이드를 매일 먹었는데 아무런 후유증이 없다. 의사들은 기적이라고 한다. 힘없이 기도할 때에 하나님은 그날의 부작용을 제거해 주셨다고 나는 믿는다. 무너지는 나를 일으켜 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매달린 20년의 기도! 신유의 은사는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이제 나는 안다. 왜 아이가 나에게 입양되었는지를… 하나님은 나에게 병든 아이를 맡겨서 나의 믿음을 키워주시려고 하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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