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당 아이들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 교회운영 재정 30%, 다음세대에 배정

서울 본교회(조영진 목사)는 당회실이 따로 없다. 성가대연습실도 없다. 대신에 어린이 전용 예배실과 공과 공부실, 도서관, 청소년 쉼터 등 다음세대를 위한 공간은 많다. 대개 교회에서는 장년세대가 쓰고 남은 공간을 교회학교에서 사용하지만 본교회는 거꾸로다. 세례교인만 1000명 가량 되지만 어린이가 먼저이다.

성가대가 다음세대 공간을 빌려서 연습을 하고, 당회도 교회학교의 다른 공간을 사용해야 한다. 사무실과 본당, 식당, 카페 등 모든 구성원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다음세대들을 위해 모두 내어주다시피 했다.

교회당 공간 배치 및 활용에서부터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의 기조를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다른 교회는 교회학교가 줄어든다고 걱정이지만 본교회는 그럴 걱정이 없다. 교회학교 학생수가 540여 명으로 전체 교인의 절반이 넘는다.

다음세대 비율 50% 넘어
다음세대 사역에 초점을 둔 본교회의 특징은 뭐든지 아이들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다음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과 전담 사역자, 훈련된 교사 등이 다음세대를 세심하게 양육하고 있다.

본교회 교회학교는 총 10개 부서다. 영아부(0~3세)와 유아부(4~5세), 유치부(6~7세), 초등 1~2학년(8~9세), 초등 3~4학년(10~11세), 초등 5~6학년(12~13세), 중등부, 고등부 등 세대별로 부서를 운영한다. 예배와 공과 후에는 말씀묵상과 양육을 위한 어와나, 양육꿈터도 있다. 일종의 특별활동 부서이지만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10개 부서마다 전담 교역자가 있고, 교사도 총 140명이 넘는다. 또 모든 부서가 예배실과 교사실, 공과공부방 등 전용 공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각종 모임을 위한 소그룹실, 원형룸, 어린이 도서관 등 별도의 공간도 있다. 교회는 이를 위해 본당 신축 후 2년 만에 다시 교육관인 비전센터를 건축했다. 본당 신축 설계가 끝난 후 부임한 조영진 목사가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비전’을 따라 다음세대에 투자한 것이다.

편하고 자유로운 교회로 변신 중
본교회의 또 다른 특징은 아이들이 늘 중심에 선다는 것이다. 어린이주일에는 아이들을 위한 축제가 벌어진다. 교회당 전체가 어린이를 위한 놀이터로 변한다. ‘본 원더랜드’ 축제는 각종 놀이기구와 음식을 잔뜩 준비해 원하는대로 놀고, 먹고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어린이 체육대회와 크리스마스 또는 명절 선물 전달 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조영진 목사는 “모세가 여호수아를 세웠듯 우리도 다음세대인 여호수아세대를 세우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면서 “우리 교회가 교역자와 예산, 공간 등 가장 소중한 부분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교회의 가장 알짜 공간을 ‘청소년을 위한 카페’를 만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공간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이들이 교회에 와서 다른 사람들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놀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하나라도 더 확보해주기 위해서이다.

교회운영 재정 30%, 다음세대에 배정
본당과 비전센터 건축으로 재정 운용이 빠듯하지만 교회학교와 다음세대에 우선적으로 재정을 지출한다. 건축부채나 이자를 제외하고 운용 가능한 재정으로만 보면 30% 가까이 된다고 한다. 

교회 내 아이들에게만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학생들을 위한 어린이 도서관(곰 세 마리 도서관)은 지역 학생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주일에도 개방한다. 40여 명이 돌봄을 받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지역 내 차상위계층과 맞벌이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조 목사는 “교회가 세상과 학교를 섬기지 못하면, 우리 아이들을 잘 키웠다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본교회는 매년 2000~2500만 원 정도를 지역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어놓고, 연탄이나 난방 지원, 도시락 지원 등 지역 아이들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다음세대 사역은 가정과 부모와 연계
또 눈에 띄는 프로그램으로 방학기간 동안 어린이만을 위한 ‘어린이 특별새벽기도회’이다. 어린이 새벽기도회는 부모들과 자녀들만 참여할 수 있고, 담임목사가 직접 기도회를 인도한다. 온가족이 함께하는 수요예배 등 부모세대와 다음세대가 함께하는 예배도 있다. 다음세대의 신앙은 교회와 가정이 연계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조영진 목사는 “다음세대에 대한 비전과 실천이 분명하면, 부모세대들이 얼마든지 인내하고 협력할 수 있다”며 “교회학교의 기조는 아이들이 큰 사랑을 받으면 반드시 변화된다는 것, 그리고 성도들은 아이들을 기다려 주고 베풀어 주고 섬겨줄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 찾아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담 교역자와 교사 지원도 화끈
다음세대를 돌보고 섬기는 교역자와 교사들에 대한 지원도 화끈하다. 조 목사는 교회학교의 전담 사역자들과 매년 서너 차례 서점에 가서 마음껏 책을 고르게 하고 밥도 사 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해서는 매년 마지막 주 ‘교사 어워드’라는 이름으로 교사들을 모두 초청해 코스 요리를 대접하고, 부서별로 모범 교사를 시상도 한다.

다음세대를 돌보고 섬기는 교역자와 교사들에 대한 지원도 화끈하다. 조 목사는 교회학교의 전담 사역자들과 매년 서너 차례 서점에 가서 마음껏 책을 고르게 하고 밥도 사 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해서는 매년 마지막 주 ‘교사 어워드’라는 이름으로 교사들을 모두 초청해 코스 요리를 대접하고, 부서별로 모범 교사를 시상도 한다.

이 요리들은 직접 교회에서 모두 준비하는데, 조 목사는 이러한 과정 자체를 ‘사랑’이라고 말한다. 이를 통해 교사들을 위로하고 교사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한다. 이 밖에 ‘스승의 주일’이 있는 5월이면 야외에서 교사들을 대접한다. 교사들끼리 사역 모임도 있다.

세대 간 균형과 조화도 인상적
본교회는 모세세대가 다음세대인 여호수아세대를 위해 양보하고 배려하는 일이 많다. 장년과 노년 성도를 외면하지 않고, 기성 세대와 다음세대가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본교회의 또 다른 특징이다.

조 목사는 “다음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균형이 깨지거나 다음세대에만 집중하다 보면 노인이나 장년세대를 놓칠 수 있다”며 “다음세대를 위한 교회일수록 장년이나 노인세대에 대한 돌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목사는 “교회에는 어른들이 계셔야 하고, 나이 많은 세대들에 대한 이러한 섬김은 다음세대를 키우고 가르치는 일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담임목사의 관심’이 첫째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 목사는 이들에게 직접 식사를 대접하거나 심방을 실시한다.

특히 장년세대를 최고로 섬겨줄 수 있는 것은 하나님 말씀이므로, 그들이 다음세대를 위해 헌신하고 배려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양육과 성경공부 등을 제대로 제공하고자 힘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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