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난한 교회 개척의 길, 주님이 동행하시죠”
개척 3년 차에 세례교인 45명 정착
사역보다 목양에 집중 … 전도법은 관계전도·말씀CD

예수님처럼 예닮교회 성도들

어느 때부턴가 교회 개척은 무모한 도전이 되고 말았다. 십자가만 세워도 성도들이 모여들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교회를 개척해서 부흥시킬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모두 교회 개척을 만류하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교회개척은 내 사명’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교회도 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예수님을 닮아가길 바라며 전진하는 예수님처럼 예닮교회(조우주 목사, 이하 예닮교회)처럼 말이다. 

강남 지하교회에 45명 정착

서울시 강남구 방배동에 위치한 ‘예수님처럼 예닮교회’는 개척 3년차 교회이다. 2014년 2월 첫 예배를 드렸으니 2월이 되면 꼭 3주년이 된다. 신생 교회이지만 지난해 사무총회 기준 세례교인 수는 45명을 기록했다. 은퇴 장로를 포함해 장로 4명, 권사, 집사, 청년, 어린이, 유아 등 다양한 세대의 성도들이 교회에 정착했다.

성도들이 점차 모이자 성전 확장의 필요성을 느껴 교회 개척 1년 반 만에 기존 성전보다 3배 규모의 성전으로 이전도 했다. 비록 지하에 위치한 교회이지만 교육관, 카페 겸 식당, 부엌, 목회자실 등을 갖췄다. 이렇게 교회가 단시간에 자리잡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조우주 목사는 “하나님의 은혜로 밖에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특별한 인맥이나 지원 없이 오로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지금까지 왔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학교 졸업 후 바로 도미한 조우주 목사는 한국에서의 인맥은 많지 않았다. 초창기엔 아버지(사우스베이선교교회 조종곤 목사)도 아들이 혼자 일어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원해 주지 않았다. 조우주 목사는 그렇게 맨 손으로 개척교회에 뛰어들었다. 그는 2013년 개척의 비전을 품고 200달러를 손에 쥐고 임신 중인 아내와 어린 자녀와 함께 무작정 비행기에 올랐다. 생존의 문제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교회 개척은 포기할 수 없는 하나님과의 약속이었다.

“대학교 2학년 때 인격적으로 주님을 만난 저는 그 감격을 고백하고 보답하고자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그곳에 개척하겠습니다.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겠습니다’라고 외쳤어요. 특별히 유니온교회 부목사 시절 당시 담임 목사님께서 조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자는 데 깊이 공감하며 한국에서의 개척을 비전으로 세웠죠.”

개척을 연구하다

개척자 조우주 목사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개척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2013년 한국에 온 후 초교파 개척자 모임에 참여하고, 교단 교회개척훈련센터 9기생으로 훈련도 받았다. 강사진들의 교회 개척 노하우를 전부 습득하기 위해서 개척 교회들의 사례를 담은 책자를 열독하기도 했다. 또 교회진흥원의 CPM 리더로 선정돼 사역에 동참하며 전도방법을 배우고 소액이지만 지원금도 받았다. 이렇게 훈련하면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교회 개척 방법을 찾았다.

“카페 교회 등 개척 교회도 여러 형태이지만 담임 목사의 옷에 잘 맞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조우주 목사는 “제 설교나 성향을 고려했을 때 예배처소가 있는 전통적인 교회 개척을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3개월을 헤맨 끝에 장소를 발견했으나 개척자금이 없었다. 보증금과 시설비로 5000만 원이 필요했지만 그에게 대출해 주는 은행이 없었다. 이를 위해 금식하던 중 전혀 예상치 못한 무명의 성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예배처소를 마련할 수 있었다.

개척을 앞두고 개척교회를 사역함에 있어서 현실적인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훈련된 성도 40명을 파송해 달라고 기도를 시작했다. 또 첫 예배를 위해서 모든 인맥을 동원했다. 통화가 될만한 사람에게 다 연락해서 주변에 교회 안 다니는 사람, 개척교회에 소망 있는 사람들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기존 교회 성도들 중 개척에 소망을 품은 성도들이 한명씩 오기 시작했다. 한국교회 성도들 중 많은 이들이 교회로부터 상처를 받아 예배만 출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과 이들이 건강한 개척교회에서 자신의 열정을 펼치고 싶다는 것을 발견하며 희망을 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창립 멤버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자 다양한 교단에서 훈련받은 성도들이 모여들었다.

그 결과 2014년 2월 첫 예배에는 70~80명이 함께 했다. 그렇게 인연이 맺어진 성도들이 또 다른 성도들을 전도해 그해 4월 개척예배 당시 20명이 정착했다. 대부분 대형 교회에서 채워지지 않는 열정을 작은 예닮교회에서 발견한 사람들이다. 이후 서울강남지방회 등 돕는 손길도 생겨났다.

사역보다 목양에 집중

지난해 12월 두 번째 사무총회를 진행한 예닮교회는 사역보다 목양에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채움 없는 일방적인 사역의 문제를 알기 때문이다. 예배 메시지도 이러한 가치를 담았다. ‘빙(being)’과 ‘두잉(doing)’이 그것이다.

“존재(being)가 변화하면 두잉(doing)이 이뤄지는 것인데, 한국 교회에서는 두잉만을 강조하다보니깐 성도들이 지쳐가는 것 아닐까요. 이 때문에 올해까지는 성도들에게 사역을 강조하지 않고 당분간 목양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 예닮교회는 예배 시간 외에는 특별한 사역을 하지 않는다. 다만 양육훈련만 별도로 진행한다. 사역을 하지 않지만 전도를 위해서 관계 전도와 말씀 CD를 활용한다. 새로운 예배 방식을 적용하는데도 집중했다. 예닮교회의 예배 스타일은 전통예배와 열린예배가 혼합돼 있다. 조 목사는 이를 위해 설교 후 결단 기도까지 이어지며 성도들이 메시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 예배 시간이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되지만 성도들의 집중도는 줄어들지 않는다.

예닮교회의 표어는 ‘예수님처럼 꼭 예수님처럼’이다. 이 표어를 갖고 가는 유일한 길은 ‘교회다운 교회’이다. 기도, 예배, 목장, 훈련, 치유, 비전, 선교, 은혜, 자율, 영성 공동체를 꿈꾸며 예수님을 닮은 교회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예수님과 동행하며 예수님처럼 나아가는 개척 3년차 예닮교회의 새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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