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절, 성탄절 그리고 주현절과 재림

4세기 무렵 동방교회를 중심으로 부활절과 오순절 다음으로 중요한 절기는 주현절이었다. 주현절은 1월 6일을 기점으로 사순절전까지 4~9주간을 가리키는 기간이다. 이 기간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세례, 그리고 가나 혼인잔치의 첫 이적 사건과 깊은 연관이 있는데, 이 모든 사건은 하나님의 현현을 가르쳐 준다.

그러나 서방교회에서는 ‘의로운 태양’(말 4:2)이신 예수께서 빛처럼 어두운 세상을 뚫고 들어오신 것을 더 강조하게 되었다. 그 결과 4세기 전반에 로마에서는 주현절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이 분화된다.

성탄절은 12월 25일 하루만 지키는 절기가 아니라 1월 6일(주현절) 전까지 12일간의 절기이다. 그리고 8세기에 서방교회에서 성 안드레 기념일인 11월 30일이나, 이 날에 가장 가까운 주일에서 시작하는 4주간의 대림절이 확정됐지만, 이미 주후 380년 스페인 사라고사(Saragosa)에서 열린 공의회에는 “12월 17일부터 1월 6일 주현절까지 모두 교회에 가야 한다”고 선언하였다.

이 지역에서는 주현절에 세례가 행해졌고, 세례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도 동방교회에서 주현절은 세례를 위한 절기이다. 또한, 4세기부터 7세기 사이에 서방교회를 중심으로 나타난 특징으로 이미 오신 그리스도와 다시 찾아오실 주님을 영접하기 위하여 자신을 준비하는 종말론적인 의미로 대림절을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날 교회력의 두 중심축은 부활절기(사순절-부활절-오순절)와 성탄절을 중심으로 하는 성탄절기(대림절-성탄절-주현절)로 이루어져 있다. 고린도전서 16장 22절 말씀과 초대교회 권위 있는 문서 중 하나인 ‘디다케’에서 소개하고 있는 ‘마라나타’는 두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주께서 오셨다’이고 다른 하나는 ‘주여, 오시옵소서’이다.

거룩한 빛의 절기인 성탄절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미 오셔서 우리 가운데 현재적으로 임재하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아직 오시지 않았지만, 분명히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신앙이다. 이것을 성결교회는 재림의 신앙이라 한다. 재림의 신학적 조명 아래에서 불의한 세상 가운데 공의롭게 살아가며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은 꽃으로 피어난다. 대림절-성탄절-주현절로 이어지는 성탄절기는 적확하게 재림의 신앙을 보여주는 절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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