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성탄절을 맞는다. 성탄절은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오신 은총의 날이다. 사랑과 평화, 화해와 용서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성탄을 통해 우리에게 값없이 주어진 선물이다. 우리 모두는 이런 성탄의 사랑과 구원의 은혜를 조건 없이 허락받았다.

성탄절을 맞으며 우리는 사랑과 나눔이라는 성탄절의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낮고 낮은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임하시고, 우리의 죄를 대신해 죽음까지 감당하신 그 사랑을 다시 새겨야 한다. 성탄이 화려하게 축하된다 해도 우리의 마음 안에 예수 탄생의 의미와 그 정신을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다면 성탄의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서 우리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처럼 순종하고 겸손해야 하며 이기심과 자기중심적인 삶을 버려야 한다. 자신을 비우고, 나누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 소외된 이들과 함께 살아갈 때 성탄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 때 비로소 예수 탄생의 의미, 바로 성탄의 정신이 실현되는 것이다.

유동선 총회장도 성탄메시지를 통해 “가난한 이웃에게 다가서고 낮추며 마음을 열어 자신을 내어주는 삶이야말로 성탄의 사랑에 참여하는 유일한 길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000년 전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 탄생의 의미를 오늘날 이 땅에 재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성탄을 증거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전하고, 그 사랑을 실천하는 길 만이 성탄절의 의미를 실천하여 세속화 되는 성탄을 막는 길이다. 

인간성 상실과 환경파괴, 대형 사고, 재난 등으로 우리의 삶의 자리는 날이 갈수록 점철되고 있다. 한해가 끝나는 이 시점에도 세상은 전쟁과 테러, 기아와 기상이변으로 큰 고통에 휩싸여 있으며 사람들도 정신적인 불안과 사회적인 갈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침체는 국민에게 이 겨울의 혹한보다도 더 지독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나라와 기업, 가계 모두 빚에 짓눌려 있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화합은커녕 반목과 질시가 습관화돼 갈수록 정파 간, 계층 간, 지역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런 위기의 시대이기에 성탄의 기쁜 소식이 더욱 절실하다. 어느 해보다 성탄의 은총을 간절히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아기 예수 탄생의 기쁨을 다시 새겨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스도의 지체인 교회는 절망과 위기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빛을 비추어야 한다. 교회가 교회다운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예수의 사랑으로 이웃에게 다가가야 한다.

성탄절을 맞아 한국 교회는 소외된 이웃을 돕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용과 화해를 실천해야한다. 기독교인이 먼저 용서와 화해의 정신으로 긍휼의 손길을 내미는 데 인색하지 말았으면 한다.

섬김과 나눔의 성탄의 의미를 다시금 깨우치고 내가 먼저 용서하고,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서 이웃에게 다가간다면 이웃 모두가 회복되고 희망을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성탄의 참된 의미이다. 갈등과 반목, 상처투성이인 우리 사회의 각 분야에 성탄의 화해와 용서의 메시지가 울려 퍼지게 하자.

성탄의 기쁨과 평화가 고통 받는 우리의 이웃과 얼어붙은 북녘 땅, 내란과 전쟁으로 떨고 있는 지구촌 난민 등 모든 사람에게 넘쳐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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